斷腸(단장)/斷 끊을 단/腸 창자 장

매우 슬퍼서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아픔을 말한다. 「세설신어(世說新語)」에 나오는 이야기다. 동진(東晉)시대 환온(桓溫 ; 312년~373년)이 촉(蜀)나라로 가는 도중 삼협(三峽)을 지날 때 부대에 있는 사람이 원숭이 새끼를 잡았다. 그러자 어미 원숭이는 새끼를 잃고 슬피 울며 언덕을 따라 백여 리를 따라 온후 마침내 배 안으로 뛰어들어 숨이 끊어져 죽었다.

 죽은 어미 원숭이의 배를 가르고 속을 들여다보니 창자가 토막토막 끊어져 있었다(破視其腹中 腸皆寸寸斷). 새끼를 잃은 슬픔이 극에 달해 창자가 녹아 내린 것이다.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환온은 대로해 새끼를 잡은 병사를 부대에서 내쫓도록 명령했다. 모성애가 그 무엇보다 강함을 나타내는 얘기다. 한평생 단장의 슬픔 없이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원하는 삶일 거다. <鹿鳴>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