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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취약계층 안전 이대로 괜찮은가?

선병주 동두천소방서장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8년 11월 22일 목요일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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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병주 동두천소방서장
지난 9일 서울시 종로구 한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무려 7명이라는 귀중한 생명이 운명을 달리했다. 지난달 20일, 2명의 어린 아이들이 사망했던 김해 원룸화재 사건 이후 꼭 20일 만이다. 고시원과 같은 소규모 숙박시설은 고시생이나 대학생, 취업준비생, 일용직 근로자 등 경제적 사정이 넉넉지 못한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의 건물이 면적이 작거나 노후돼 스프링클러 등 각종 소방시설에 대한 설치 의무가 없어, 화재 시 다수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대상이다. 따라서 이러한 시설에 거주하는 인원 중 대다수가 사회적·경제적 약자임과 동시에 화재에도 취약한 이른바 ‘화재 취약계층’에 해당된다는 이야기다. 이뿐만이 아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는 판자촌, 달동네라고 불리는 화재 취약계층 주거 밀집지역이 다수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주거시설은 이들에게 보금자리가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생명을 위협하는 안전 사각지대가 될 수도 있는 위험한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최근 위와 같은 시설에서의 잇단 대형화재와 인명피해 발생으로 정부는 소방 관련법령을 개정해 소방시설 설치에 관한 기준을 점차 엄격하게 적용하고 각종 안전점검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이는 일정규모 이상의 건축물이나 요양시설 등 특정 영업장을 규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어, 화재 취약계층 전반의 안전을 보장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화재 취약계층이 보다 안전한 환경 속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첫째로, 안전의 중요성과 가치를 재정립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오늘날 출세를 위해 영어나 수학과 같은 교과목은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받으면서까지 학습하고자 하는 이가 많은 반면, 생명과 직결된 안전에 대한 교육은 무료로 제공되더라도 찾는 이가 드물다. 더군다나 화재 취약계층의 경우 생활 속에서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은 만큼 반드시 안전교육을 통해 재난의 예방과 대응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안전교육을 받는 방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일반 사람들보다 안전교육을 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안전교육은 현재 온라인으로 소방청이나 한국소방안전원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직접 재난안전체험관을 방문해 가족들과 함께 무료로 체험하며 다양한 안전수칙을 익힐 수도 있다.

 이와 더불어 앞으로 화재예방 등 안전교육을 학교 교과목으로 편성한다거나, 직장 월례회의 등을 이용해 소속 직원들이 주기적으로 안전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면 안전교육에 대한 접근성을 대폭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둘째로, 취약계층 거주시설에 대한 지속적인 안전점검이 이뤄져야 한다. 재난을 이겨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율적인 예방이다. 전기화재 예방을 위해 누전차단기 작동 상태와 퓨즈·콘센트 상태를 점검하고, 가스누설경보기와 차단기 등을 함께 점검해 봐야 한다. 난방기구는 가연물과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고 사용해야 복사열에 의한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

 이러한 안전 위해요소를 사전에 점검하고 제거한다면 화재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약자를 위험한 환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주거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소방시설이 잘 구비된 내화구조 공공임대주택을 충분히 늘리고 진입 장벽을 낮춰 취약계층이 쉽게 입주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점차 안전 사각지대가 사라져 비로소 모든 국민이 안전한 주거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행복한 사회로 한걸음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올해 겨울에는 우리 모두가 이웃과 안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더불어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에 적극 동참하게 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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