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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인지역 모 대학 내 학생회관 출입구에 교수의 망언을 폭로하는 대자보가 부착돼 있다. 박종현 기자

용인지역 한 대학교 소속 교수들이 학생들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각종 망언을 일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교수와 학생들 간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21일 오전 이 대학 내 각 건물과 도로 가로수에는 ‘A교수의 만행을 고발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게시돼 있었다. 학생회관 출입문과 학생식당 출입구 및 화장실 등지에는 ‘B교수의 망언 모음’과 ‘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 등의 제목이 적힌 대자보는 물론 ‘당신은 교육자가 아닙니다’, ‘학교의 주권은 학생에게 있다’ 등의 표어도 곳곳에서 부착돼 있었다.

대자보는 A교수가 강의 도중 자신이 편애하는 여학생에게 "남자 연예인과 만나 보겠느냐"고 묻고, 학생이 거절하자 "그 연예인도 어린 여자만 만난다"고 발언하거나 전공과 관련된 각종 대회에 참가하는 학생들에게 "너희 집은 돈이 많으냐. 재벌만큼 많지 않으면 열심히 하라"는 등 수십 개 항목에 달하는 망언들이 주된 내용이다.

B교수도 지난 학기에 이어 자신의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거다"라고 꾸짖거나 "지난 학기에 성적을 잘 줬는데도 감사인사를 안 한다"고 질책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해당 대자보와 현수막은 이 대학 C학과 학생회가 지난 18일 부착한 것으로, 이들은 "교수들의 망언 모음은 학과 학우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제작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학생들은 대학 측에 문제가 된 교수들의 파면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당사자로 지목된 교수들은 학생들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하고 있다.

A교수는 "대자보와 현수막의 내용들은 학생들이 나의 교수로서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 악의적으로 편집한 것들"이라며 "대자보를 게시한 학생들에 대한 학교 차원의 정당한 처벌이 진행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반발했다.

B교수도 "개인적으로 해당 현수막에 게시된 내용에 대해 답변할 내용이 없다"며 정확한 답변을 거부했다.

상황이 이렇자 대학 측은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대자보 내용에 대한 진위 파악에 나섰다. 대학 관계자는 "누가 대자보를 붙였는지 명확하지 않아 해당 학과 학생회와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현재 관련 부서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통해 대자보 내용의 진위 여부를 파악 중으로, 조사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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