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가 평화 체제를 향한 새로운 시대로 한 발씩 내딛게 되면서 학교 현장의 통일교육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판문점 선언과 함께 한반도에서 평화를 향한 여정이 시작되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학교에서의 통일교육을 정확히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최근 경기도교육청이 통일시민교과서를 채택해 다른 과목과 결합한 주제 중심의 융합 수업을 실시한 학교들의 수업 결과를 발표했다. 기존의 ‘딱딱하다’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생각을 나누고 즐기는 통일교육’으로 전환한 결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일교육은 특정 교과가 아닌 모든 교과에서 다양한 형태로 이뤄져야 하며, 민족공동체의 관점에서 북의 실상과 분단의 배경과 역사를 정확히 알려 분단을 극복하는 교육이 돼야 한다. 기존의 주입식 평화통일교육은 자칫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학생들에게 생각할 여유와 대화의 기회를 제공해 통일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교육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통일교육은 분단의 산물이다. 지금까지의 통일교육은 통일의식을 고취하는 데 목적을 뒀고, 그러다 보니 통일은 절대적 선이고 반대하면 악이 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통일을 원치 않는 집단도 분명히 존재한다. 남과 북이 통일국가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같은 민족이라는 점만을 강조해서는 학생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통일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남북 공히 정치권력의 이해를 반영하는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고, 반공이 아니라 평화와 화해의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

 통일교육도 과거의 편견에서 벗어나 변화돼야 평화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통일은 분단 이전의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공유하는 일이다. 따라서 통일교육은 통일에 대한 당위성을 말하기 이전에 사회구성원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소수의 의견도 수렴할 수 있는 통일을 향한 ‘공론의 장’이 돼야 한다. 진정 올바른 통일교육이 되려면 냉전논리에서 벗어나 남북이 함께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과정을 통해 한반도의 미래를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교육으로 변화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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