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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도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SNS 피로증후군’이란 신조어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사회적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SNS는 어느 곳보다도 타인의 시선과 평가가 중요한 공간이다. 그래서 SNS(Social Network Service)상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드러내기보다 남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모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경향이 오프라인에서보다 훨씬 강하다.

 SNS 피로증후군(SNS fatigue syndrome)이란 통신기기 발달로 생겨난 신조어로, 과다한 SNS 이용 때문에 발생하는 피로감을 일컫는 말이다. 이는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SNS를 사용하면서 과다한 정보를 공유하고 인맥관리를 분산시킴으로써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SNS 피로증후군에 걸린 사람들은 하루라도 SNS를 안하면 불안함을 느끼는 증상을 보이게 된다. 또한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찾거나 시도 때도 없이 SNS를 확인하는 사람도 SNS 피로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SNS에 대해 많은 피로감을 토로하고 있으며 걸러지지 않은 정보와 상업적인 광고로서의 기능이 커진 것도 SNS피로감을 키우는 원인이겠지만, 무엇보다도 SNS에서 보여지는 자기 과시적이거나 잘 꾸며진 타인의 일상에서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지난해 7월, 시장 조사기관인 트렌드모니터가 SNS 계정을 가진 2천 명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3명은 SNS를 통해 과다한 정보 및 개인의 사생활을 공유하게 되면서, 중독현상 및 피로감을 느끼는 ‘SNS 피로증후군’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계정 삭제까지는 망설이게 된다. 그동안 쌓아온 삶의 기록을 모두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2011년 영국 프로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악동’ 웨인 루니가 트위터에 올린 글로 온 나라가 발칵 뒤집힌 적이 있다. 비난 글을 남긴 팬에게 "10초 만에 기절시켜 줄 테니 겁쟁이 소리 듣기 싫으면 훈련장으로 오라"고 응대한 것이다. 당시 맨유 감독이었던 ‘전설의 거장’ 알렉스 퍼커슨 경은 기자회견에서 루니를 다음과 같이 꾸짖었다. "트위터 아니라도 인생에서 할 일이 100만 가지가 더 있다. 차라리 도서관에서 책을 읽어라. 정말이지, 소셜 네트워크서비스(SNS)는 시간 낭비다."

 여기에서 SNS 피로증후군을 느끼는 다양한 이유 중 한 가지는 바로 다른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는 점이다.

 주로 이들은 SNS에 올라온 타인의 일상 중 해외여행과 값비싼 취미생활, 고급스러운 식사와 파티 등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재미있는 점은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SNS에 업로드되고 있다고 평가된 콘텐츠라는 점이다.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올려놓은 많은 콘텐츠들이 결국 스스로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는 부메랑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SNS 이용에 피로감을 느끼다 보니 SNS의 필요성에 의문을 갖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SNS를 계속해서 사용해야 할 이유를 잘 모르겠다는 의견은 지속적으로 증가한 반면, 현대사회를 살아가기 위해 SNS 활동이 필요하다는 견해는 감소했다.

 분명 오늘날 SNS는 매우 효율적인 정보 공유의 도구이고 영향력 있는 미디어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그것은 대중과 대중을 연결하는 가장 빠른 ‘오작교’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는 오히려 대중의 피로감을 키우는 존재, 즉 정보화 시대의 그늘로 전락해 버린 것은 아닌지 SNS의 이용 가치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지배하는 주객전도를 피하기 위해 때때로 접속을 끊어 보는 ‘SNS 휴가’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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