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0.jpg
▲ 쓰레기집하장 건립 문제가 풀리지 않은 채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송도국제도시 8공구 전경. /사진=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인천 송도국제도시(8공구)에 짓기로 한 생활폐기물 자동집하시설을 9공구로 옮기지 못하고 8공구 내 다른 부지에 만들 가능성이 커졌다. 8공구에 아파트 입주가 이미 시작돼 쓰레기 처리시설 착공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민민 갈등’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8공구 내 e편한세상송도 아파트 2천708가구의 입주가 시작됐다. 이어 SK뷰와 센토피아, 호반베르디움, 힐스테이트, 센트럴더샵 등 아파트와 오피스텔 총 1만8천365가구가 2020년 하반기까지 차례로 들어선다.

하지만 2010년 마무리된 개발계획에 따라 늦어도 올해까지 송도동 310 일원에 2천960㎡ 규모로 세워졌어야 할 생활폐기물 자동집하시설은 짓지 못하고 있다. A사의 아파트 단지와 인접한 시설 위치를 인지한 8공구 입주예정자들이 결사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집값에 영향을 미칠 뿐더러 송도국제도시 7곳에서 운영되는 자동집하시설에서 악취 등의 피해가 발생한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반면 B사의 아파트 단지와 인접한 6공구 생활폐기물 집하시설은 지난 6월 터파기 공사를 시작해 조만간 완공될 예정이다. 아파트 공사가 시작되지도 않아 이 일대 입주예정자들이 형성되지 않아서다.

인천경제청이 8공구 쓰레기 처리시설의 착공시점을 놓친 데에는 기존의 첨단시설들이 음식물쓰레기와 일반쓰레기를 제대로 분리하지 못하면서 큰 문제가 발생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논의가 오갔기 때문이다.

인천경제청은 도시계획상 쓰레기 처리시설의 위치 선정이 일부 잘못된 점을 인정하면서 해양수산부 소유의 9공구로 이 시설을 옮기기 위한 협상을 벌여 왔다. 인천경제청은 9공구 일부 땅을 감정평가 가격으로 매입하겠다고 해수부에 제안했으나 해수부는 요지부동이다. ‘국유재산법’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첨단물류단지로 계획된 9공구에 8공구의 쓰레기 처리시설을 수용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인천경제청은 해수부의 입장 변화가 없자 결국 8공구 내 다른 위치를 선정하기로 하고 현재 대체부지를 검토하고 있다. 대체부지는 8공구의 체육시설(골프장)이 들어서는 인근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A사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이 아닌 C사 아파트 입주민들이 크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경제청은 다음 달 중 대체부지를 확정해 공개하고 개발계획을 변경할 예정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2020년까지는 시설을 지어야 해서 8공구 내 대체부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