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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일 한국산업인력공단 경기동부지사 사장
올해 말 종료 예정이던 청년고용촉진특별법 및 청년고용의무제가 2023년과 2021년 말로 각각 연장됐다는 소식이다. 심각한 청년실업난으로 관련 법률과 제도를 연장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청년선호기업 지정과 지원에 관한 근거 마련, 청년 미취업자 고용 지원 대상을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확대, 공공기관 청년의무고용비율 상향 검토 등 정부의 청년실업 해결을 위한 노력이 전방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2018년 10월 통계청의 고용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실업률은 3.2%,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8.6%로 나타나 최고점(2018년 8월 실업률 4%)은 지났으나 여전히 취업난이 계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내년도 고용상황이 뚜렷하게 개선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며 실업률도 4%대로 올라설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중소기업의 경우 입사 후 1년도 안 돼 퇴사하는 신입사원 비율이 매년 증가하는 등 구인난이 심각하다. 이는 구직자와 기업의 매칭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고, 신입사원 교육 시스템도 부족하다는 것을 뜻한다. 직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덜컥 취업은 했지만 직무 관련 교육이 부족해 실무에 적응하지 못하고 퇴사하는 구직자가 많은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업은 신입사원 채용 및 교육에 들어간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게 되고, 구직자 역시 또다시 중고 신입이라는 신분으로 취업 준비를 계속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처럼 고용시장을 둘러싼 우려의 소리가 높은 시점에서 구인난과 인재 육성을 고민하는 기업에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일학습병행제를 권하고자 한다.

 일학습병행제는 2013년부터 운영 중인 대표적 청년일자리 지원사업이다. 일학습병행 학습기업은 기업의 구인수요에 맞게 청년구직자를 채용한 후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의거한 자체 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근무 현장에서 선배들로 구성된 현장교사들이 훈련(실무와 이론교육)을 제공한다. 정부는 훈련비, 인건비 일부, 기업 훈련에 필요한 각종 인프라를 제공해 기업의 맞춤형 인력 양성을 돕는다.

 기업은 신입사원의 직무 투입을 위한 재교육 비용을 절감하면서 핵심 인재를 육성해 활용할 수 있으며, 청년들은 정부와 기업의 지원 아래 사내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선배 직원에게서 현장의 노하우를 1년 이상 장기간 밀착 지원받을 수 있어 졸업 후 취업준비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고 불필요한 고스펙을 쌓는 데 소요되는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기존 재직자 운영모델뿐만 아니라 산학일체형 도제학교(특성화고교), 전문대 일학습병행제, IPP(대학), 고숙련 일학습병행제(P-TECH) 등 다양한 형태의 재학생 운영모델이 확대돼 기업의 선택의 폭을 넓게 하고 있다. 재학생 일학습병행은 특성화고교, 전문대, 4년제 대학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별로 재학 중에 기업과 학생을 매칭해 학교와 기업에서 현장 맞춤형 훈련을 실시하고 졸업 후에는 바로 기업에 채용돼 일하게 된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제3차 직업능력개발기본계획의 평생직업능력개발 활성화기반 구축계획 중 하나가 고숙련 일학습병행제(P-TECH)이다. 고숙련 일학습병행제는 고교 단계부터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기업에 취업한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졸업생들이 기업의 핵심 인력으로 정착해 성장할 수 있도록 일과 학습의 병행을 지원하는 새로운 경력개발사업이다. 이 과정을 수료한 학생은 전문학사학위와 NCS 기반 자격을 받을 수 있고, 기업은 고교단계부터 기업 현장에 적응한 청년들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참여 기업과 청년들의 호응도가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각국은 독일의 ‘아우스빌둥(Ausbildung)’, 미국의 P-tech, 싱가포르의 ‘스킬스퓨처’와 같이 4차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직업능력개발 프로그램을 앞다퉈 운영하고 있다. 직무 능력과 관계없는 무분별한 스펙 쌓기보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직접 키워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일학습병행은 현 시점에 꼭 필요한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재직자 과정 외에 특성화고, 전문대, 4년제 대학 졸업생 등 재학생을 위한 다양한 훈련모델이 있는 만큼 기업 사정에 맞는,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일학습병행 훈련 프로그램에 맞게 교육하며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과 기업의 인재 확보 선순환에 일학습병행제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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