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는 관내 65세 이상 노인인구(2만8천642명)가 전체 인구(18만2천287명)의 15.7%를 웃돌면서 ‘고령사회’로의 진입이 가파르다. 그럼에도 노인 관련 시설은 부족하고, 이마저도 교통편이 열악한 농촌지역 노인들은 이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복지체감도가 낮은 것도 사실이다.

 이에 따라 안성시 서부무한돌봄네트워크팀(안성돌봄네트워크팀)은 경기복지재단의 ‘지역복지모델 발굴사업’ 지원을 통해 ‘이웃돌보미’를 조직해 관내 노인들의 돌봄 사각지대 해소 모델 발굴에 나섰다. 이른바 ‘우리 동네 어벤저스’ 사업이다. 일반 주민들이 관내 노인들의 돌보미로 나서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을 발굴해 지역사회 내 일상생활 유지를 도우면서 관내 서비스기관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하는 영역까지 살피겠다는 목표다.

 "이웃돌보미 사업은 어르신들이 살고 계신 지역, 집에서 적절한 서비스를 받으며 생활하실 수 있도록 돕는 최소한의 안전망 제공 사업"이라고 안성돌봄네트워크팀 유성아 사회복지사는 설명했다.

 그는 "이용자는 지역사회 안에서 자신의 문제와 상황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가 연계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보건·의료·지역 복지기관 등 서비스 제공기관 간 지속적인 소통구조를 확립해 가면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등 다각적으로 돌봄 사각지대에 대한 지역 책임성을 제고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개념적으로만 알고 있던 ‘커뮤니티 케어’에 대한 관내 인지도를 확산시키고 내 주변 이웃을 돌아볼 수 있도록 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좋은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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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시 서부무한돌봄네트워크팀이 ‘지역사회와 커뮤니티 케어를 말하다’를 주제로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 늘어나는 노인인구, 돌봄 사각지대 발굴에는 부족한 복지자원

 올해 국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전체 인구의 14.5%를 차지하며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고령사회에서 가장 먼저 일어나는 변화는 바로 ‘돌봄 수요’의 급증이다. 빠르게 증가하는 노인인구에 반해 자녀들의 부모 부양 인식은 낮아지고 있고, 경제력이 없는 노인들은 여전히 빈곤 문제에 놓여 있어 노인 돌봄의 필요성과 사회적 책임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은 안성시도 예외가 아니다. 시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올 5월 기준 15.7%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노인 이용시설은 안성시노인복지회관, 안성종합사회복지관 등 2개소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역 특성상 시내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농촌지역은 열악한 교통편으로 인해 시설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정보 접근에 제약이 있거나 제도권 밖의 노인들에 대한 지원율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관내 현장 중심 사례관리 전문가인 안성돌봄네트워크팀은 노인들이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사회 안에서 적절한 돌봄서비스를 받으며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커뮤니티 케어 방식의 모델을 기획했다.

 이미 안성돌봄네트워크팀은 매년 100건 이상의 복합적 개입과 지원이 요구되는 사례관리를 수행하고 있는데다, 지난 9년간 보건·복지 등 지역 연계기관과 헙업 조직을 구축해 왔다는 점에서 커뮤니티 케어 활성화에 큰 강점을 보여 온 곳이다.

 유 복지사는 "돌봄 사각지대에 처한 어르신들을 발굴 및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모델 기획을 고심했다"며 "관내 서비스 제공기관 간 지속적인 소통구조 확립, 시민들의 직접적 참여 속에 ‘우리 동네 어벤저스’ 사업을 구성했다. 이를 통해 관내 돌봄 사각지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책임성을 제고하는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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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어벤저스’ 사업 관련, 지역 내 거점기관 네트워크 회의 현장. <안성시 서부무한돌봄네트워크팀 제공>
# ‘우리 동네 어벤저스’ 따뜻한 관심으로 다가가는 ‘이웃돌보미’

 안성돌봄네트워크팀은 경기복지재단의 지역복지모델 발굴사업에 선정된 지난 8월 이웃돌보미로 활동할 참여자와 수혜자들을 모집했다. 이렇게 모인 7명의 ‘어벤저스(돌보미)’들은 현재까지 3개월여간 발로 뛰며 관내 노인들에게 때로는 벗처럼, 때로는 가족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유 복지사는 "돌보미들이 각 가정을 방문해 간단한 안부 확인은 물론 일상생활까지 지원하고 있다"며 "주 3회 정도 유선으로 어르신들을 케어하면서 특이사항은 없는지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웃돌보미들은 1명당 3∼4명의 노인들을 담당하고 있다. 각기 생업에 종사하면서도 케어하고 있는 노인들에게 부족함 없는 진심 어린 활동을 펼쳐 나가고 있다.

 유 복지사는 "사례 공유 자리에서 나온 얘기 중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 사별하신 후 자살에 관해 거듭 언급하시던 어르신이 계셨는데 처음에는 돌보미가 찾아오니 ‘오지 말라’고 하시면서 방어적으로 대하셨다. 그럼에도 돌보미분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찾아가 곁을 지켜 드리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리 네트워크팀도 해당 어르신에게 상담서비스 등 적절한 서비스를 연결해 드리면서 돌보미분들의 활동이 사각지대 발굴, 지역 서비스 연계로 이어지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돌보미분들이 그저 안부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다. 수혜자분들에게 개인적으로 반찬도 해 드리고, 전기 누전이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 수리도 해 드리면서 안전문제도 챙겨 보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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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성시 서부무한돌봄네트워크팀 유성아 사회복지사.
 유 복지사는 "물론 관내 각 기관에서 적절한 서비스들을 지원하고 있지만 전수 커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이웃돌보미 사업은 이렇게 기관이 놓치는 부분들을 발굴하고 챙겨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사업"이라고 평했다.

 안성돌봄네트워크팀은 지난 14∼15일 워크숍도 진행했다. 관내 지역사회 자원 네트워크 기관은 물론 이웃돌보미, 일반 시민들까지 참여한 워크숍은 커뮤니티 케어를 알아가는 소중한 시간으로 채워졌다.

 유 복지사는 "우리와 같은 현장 종사자들도 커뮤니티 케어에 대한 정확한 추진 방향을 알기 쉽지 않다"며 "안성시에서 커뮤니티 케어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자리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커뮤니티 케어란 지역사회 내에서 주민들과 어우러지며 적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웃돌보미 사업을 통해 일반 시민들도 자신의 이웃이나 밖으로 시선을 돌려 어려운 분들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궁진 기자 why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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