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이 협력해 내년 시범사업으로 추진하는 ‘초등학교 스포츠클럽 지원’ 사업이 시작 전부터 실효성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이 사업은 예산 설계 전에 수요조사가 선행되지 않은데다, 시범사업임에도 도내 시·군의 3분의 2를 대상으로 하는 규모로 시작해 자칫 과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경기도의회의 2019년도 예산안 분석 자료에 따르면 도와 도교육청은 내년 20억 원의 예산을 투입(도교육청 50%, 도 및 시·군 각 25%)해 도내 24개 시·군의 초등학교 5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초등스포츠클럽’을 개설·운영할 예정이다. 고양·용인·성남 등 도내 24개 시·군 소재 220개 초등학교에 성인 스포츠클럽 활동과 연계될 수 있는 종목의 스포츠클럽 1천 개 내외(1개 클럽당 20명 내외)를 각기 연 26시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스포츠클럽 사업의 최대 관건은 사업 대상인 초등학교 5학년생들의 참여도다. 그러나 도는 사업 대상인 학생들에 대한 수요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해당 예산을 편성했다.

도의 사업계획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1개 학교당 4.5개의 클럽(1천 개 클럽/220개 학교)이 개설·운영돼야 하는 가운데 클럽 1개당 참여 인원 20명 내외 모집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학교당 평균 90명이 참여해야 한다.

사업 대상인 24개 시·군의 학교당 평균 예비 5학년생 수는 102명으로, 이 중 10명 중 8명(88.2%)은 클럽에 참여해야만 도가 예산편성에 앞서 계획한 사업목표가 현실화할 수 있다.

하지만 도의회가 분석한 여성가족부의 ‘2017년도 청소년종합실태조사 결과 보고’를 보면 초등학생(9∼12세)의 경우 방과 후부터 저녁 식사 이전까지 ‘학원 및 과외활동’을 한다는 응답이 1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초등학생들이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 조성과 참여 의지에 관한 조사가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계획을 수립해 관련 예산을 편성한 것은 다소 성급했다는 것이 도의회 예산정책담당관실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해당 사업은 ‘시범사업’임에도 도내 31개 시·군의 77.4%인 24개 시·군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소수의 특정 시·군을 대상으로 하는 시범적 성격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더해졌다.

도의회는 예산안 분석을 통해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학생 참여도가 매우 중요하다. 사업 대상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선행하고 결과를 반영해 사업계획을 수립했어야 했다"며 "또한 해당 사업은 24개 시·군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엄격한 사전 설계를 바탕으로 비교적 작은 규모로 추진되는 성격인 시범사업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했다.

남궁진 기자 why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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