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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오후 남동구 구월동 신세계백화점 앞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장원석 인턴기자 stone@kihoilbo.co.kr
경유지가 많아 심하게 돌아가거나 지켜지지 않는 배차 간격으로 인천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내년 상반기 대대적인 노선 조정을 계획 중인 시가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다. 승객을 차지하려는 회사 간 경쟁 때문에 버스 노선 결정은 승객의 편리보다는 회사의 이익을 쫓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2일 정오 중구 동인천역에서 연수구 동막역까지 16번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버스 이동시간만 1시간 20분이 걸렸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까지 합치면 1시간 45분가량이다. 16번 버스의 평일 배차 간격은 20분이다. 좁은 골목길을 누비고 정차가 많은 버스 이동으로 진이 빠졌다.

버스에서 내려 궁금함에 택시 모바일 앱으로 확인하니 동인천역에서 동막역은 소요시간 25분이 예상됐다. 서민들은 팍팍한 현실에 택시(요금 1만1천 원)보다는 오래 걸려도 버스를 타는 게 현실이다. 16번은 주민 수요를 위해 숭의역 능안삼거리에서 아암대로에 진입해 곧장 유턴한다. 토지금고시장 앞 왕복 2차로 도로로 7개 정류장을 거쳐 옹진군청까지 닿는 시간만 15∼20분이 걸린다.

수요를 의식해 굴곡이 심한 길로 다니는 또 다른 노선을 보면 이동시간이 매우 길다. 13번 버스는 중구 신흥동에서 서구 검암역까지 운행하는데, 중·동·미추홀·서구를 거치며 총 67.6㎞ 운행구간을 4시간 46분 달린다. 103번 버스도 부평구 십정동 차고지에서 같은 동 상정중학교까지 가는 데 1시간 정도 걸린다. 자가용으로 이동하면 3분이면 닿는 거리다.

배차 간격도 문제다. 공식 배차 간격과 실질 배차 간격이 다른 노선이 존재한다. 8번 버스는 연달아 2∼3대 정류장을 지나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 노선은 인천대학교에서 시작해 부천시 송내남부역까지 가는 노선으로 출퇴근시간 소위 ‘황금 노선’으로 수익금을 싹쓸이한다.

이렇게 돈이 되는 노선을 운영하고 싶은 버스업체들의 욕심으로 구월동 신세계백화점 앞 정류장은 포화상태다. 정류장 분산 없이 한곳에서 승하차가 이뤄지다 보니 시민들이 도로변으로 내려가는 일이 비일비재해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출퇴근시간이면 버스터미널을 회차지로 삼는 일부 버스와 택시, 자가용이 맞물려 복잡해진다.

시는 내년 상반기 안에 버스 준공영제 1천861대, 156개 전 노선에 대해 대대적인 노선 조정을 실시할 계획이다. 적자 노선에 대해 시가 버스업체에 지급하는 재정지원금은 시민의 주머니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시 준공영제 예산은 2015년 571억 원, 2016년 595억 원, 지난해 904억 원에 이어 올해는 1천억 원을 넘길 전망이다.

장원석 인턴기자 ston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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