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내 공공장소에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자극적인 방송을 진행하는 개인 인터넷 방송 진행자들로 인해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5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난달까지 전국에서 자극적인 개인 인터넷 방송으로 징계를 받은 사례는 총 82건으로, 지난해 26건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항목별로는 선정성이 79건으로 가장 많았고, 혐오성 또는 폭력성이 3건이었다.

지난 16일 오후 8시 30분께 분당선 왕십리행 지하철 안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개인방송을 하던 한 남성이 "어머니가 치매에 걸리셨는데 9시에 방송 중 배설물을 얼굴에 바를 테니 별풍선(인터넷 개인방송 사이버머니)을 많이 쏴 달라"고 외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남성의 행위를 사진으로 찍거나 영상으로 촬영해 SNS에 게시하기도 했다.

이 남성은 14일에도 분당선 지하철 내에서 "나는 업계 내에서 유명해질 거다"라고 외치고, 얼굴에 케첩을 바른 채 열차 칸을 옮겨 다니며 개인방송을 한 영상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시민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현재 한 SNS 계정 속 해당 남성의 영상과 사진에는 이 남성을 비난하는 내용의 댓글 450여 개가 달렸다.

이 남성은 "이전에 같이 방송을 하던 동료들과 비교해 홀로 방송이 잘 진행되지 않는 트라우마 때문에 이런 콘텐츠를 진행했다"고 털어놨다.

지난 5월에는 한 여성이 안산지역 한 중학교에 허락 없이 들어간 뒤 개인 인터넷 방송을 하며 학생들이 보는 가운데 선정적인 의상으로 춤을 추다 교사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붙잡혀 불구속 입건됐다.

이처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해 인터넷 개인방송 채널과 이용자들이 증가하면서 방송 진행자들이 경쟁적으로 공공장소에서 자극적인 방송을 진행하자 시민들은 불쾌감을 호소하며 강력한 재발 방지 조치를 호소하고 있다.

권모(24·여)씨는 "분당선 방송 외에도 최근 여러 공공장소에서 촬영되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1인 방송이 증가하고 있다"며 "불쾌한 행위를 한 인터넷 방송자들이 유명세만 얻고 처벌은 받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이 같은 자극적인 콘텐츠를 진행하는 사람들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1인 방송자 중 불법·유해 정보 성향을 띤 방송에 대해 집중 모니터링 및 심의 강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공적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을 작성해 방송 진행자 교육을 위한 자료로 제공하고 있다"며 "방송 중 위법행위가 확인될 경우 즉시 경찰에 수사의뢰를 요청하는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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