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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실 대한결핵협회인천지부 회장

유난히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면서 그동안 만남이 뜸했던 분들과 이런저런 자리에서 얼굴을 마주하면 먼저 건강에 대해 묻고 자주 만나자고 하면서 말을 건넨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 자신이 젊고 사회 활동을 열심히 할 때는 잘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알고 지냈지만 어쩌다 마주치며 만나는 분들이 반갑고 또한 이렇게 자연스럽게 만나는 것이 살아가는 삶에서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낀다.

 나이가 들면서 갈수록 느껴지는 것은 살아가는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살아온 생활 속에서 부대끼며 지내다 언젠가 잊혔던 반가운 얼굴을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우연히 마주칠 때 달려가 손잡고 반가움을 표하는 것이다. 직장일 바쁘고 젊었을 때는 내가 해야 할 일들만 눈앞에 있고, 같이 일하는 사람만 보살피다 얻게 되는 따뜻한 안부나 같이 나누는 공감의 즐거움을 나눌 수가 있었다. 하지만 일손을 놓은 후 뜻하지 않게 만나는 옛 친구의 반가운 얼굴 미소 속에 얻는 기쁨이 삶에서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말이다.

 이제 나이 들어 어쩔 수 없이 자주 어울리는 인천노인회관의 지역 사회 노인 모임에서 속상한 사안들이 생각지 못하게 나타나곤 한다. 수강생들이 같이 어울리는 모임에서 기술 지도를 하는 지도 강사에게 다른 사람보다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바로 옆 동료에게 가슴 아픈 마음의 상처를 주는 교활한(?) 행위를 하기도 한다. 산전수전 다 겪은 어르신들은 알면서도 슬기롭게 넘기기도 하지만, 가끔은 도를 넘겨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한다. 적던 크던 사랑과 관심을 주고받고 싶어 하는 어르신 교육 현장에서 수강생에 대한 지도강사의 편애는 가장 큰 문제가 된다.

 일부 믿는 데가 있는 지도강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편애 행태에서 드러나는 40여 명에 달하는 수강생들의 첫 시간 인사 후 전격적인 반장 지명 선출은 사전에 짜여진 상식을 넘어선 일탈로, 분기별 종강 시 강사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다고 하지만 수강생인 어르신을 위한 형식적인 모니터링만 펼칠 뿐 어르신을 사회 일원으로 그리고 회관 수강생으로 건전한 활동을 펼치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미흡하다. 더욱이 연말 수강생 발표회를 앞두고 별도로 지도하는 몇몇 수강생들과 호흡하며 이끌어가는 편애는 교육 현장에서 가장 먼저 시정되어야 할 문제이다. 물론 강사 재임용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복지 시설인 노인회관은 평생 배우는 노인 문화 정착으로 사회,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중요한 사회 일원으로 건강하게 활동하도록 도와주는 사업이지만, 안일한 기관 운영자의 노인에 대한 시각을 알 수 있다. 현재 인천지역 노인을 위한 평생 교육 기관에 투자도 미흡하다. 노인들이 2015년 이후 1년에 3번 분기별 수강료를 내고 다니며, 변화하는 수강 강좌 욕구에 변화 없이 공급자 위주로 점차 수강 희망자가 적어지는 강좌나 수강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강좌나 같은 잣대로 운영자와 일부 강사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많은 노인들이 수강 등록하며 수강료를 납부한 후에 한두 번 수강하고는 말 없이 수강을 포기하는 것인지 모니터링을 한 번이라도 해본 적이 있는지? 노인이 사회 참여가 높아지고 사회 통합에 대한 정책을 펼쳐 노인의 건강 증진, 그리고 노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회관의 변화와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의 발굴 지원과 인프라 확대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어른이기에 점잖게 물러서면서 말하지 않는 뒷 사연이 없도록 노인회관의 해마다 바뀌는 프로그램 편성·운영을 기대하며, 강사 임용에서도 고인 물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오늘도 노인복지 회관에 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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