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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27일 오후 수원시 영통구 한 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엄마와 아이가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
27일 오후 1시께 수원시 팔달산 정상에 위치한 ‘서장대’(사적 3호) 전망대. 평소 시계(視界)가 좋은 날이면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전망을 자랑하지만, 이날 중국발 스모그와 황사가 한꺼번에 몰려오면서 팔달산 주위 풍경만 어렴풋이 구경할 수 있었다.

해외 관광객들이 더러 보였지만 대부분 마스크를 낀 채로 돌아다니면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들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수원화성’을 관람하기 위해 높이 128m에 위치한 서장대까지 성곽 계단을 따라 올라왔으나 온전히 경치를 즐기지 못해 못내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도내 대부분 지역이 미세먼지 ‘나쁨’ 수준을 기록한 데다 중국발 스모그와 황사까지 겹치면서 시민들과 관광객이 큰 불편을 겪었다.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정오를 기해 의정부·고양·파주 등 경기북부권 8개 시·군에도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효됐다. 이 지역의 1시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79㎍/㎥에 달했다. 특히 초미세먼지에 더해 오후부터 미세먼지(PM-10)에 해당하는 중국발 황사까지 찾아와 시민들이 호흡하는 데 애를 먹었다.

미세먼지로 뒤덮인 하늘은 산책과 운동을 즐기려던 시민들의 발걸음을 되돌렸다. 평일 낮에도 등산과 산책, 라이딩을 즐기는 시민들로 붐비는 광교호수공원은 물론 도내 안양천, 청계산 등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때때로 오가는 사람을 찾아볼 수 있었지만 산책이나 운동 목적이 아니라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 잠시 걸어갈 뿐이었다.

극심한 미세먼지에 유치원과 초·중·고는 체육수업이나 현장학습 등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실내 활동으로 전환했다.

수원시 한 초등학교에서 만난 학부모 김모(34·여)씨는 "아이가 기관지가 약한데 미세먼지에 중국발 황사까지 겹쳐 공기질이 너무 안 좋아 걱정"이라며 "잠시 외출할 때도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내보낸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아직은 단축수업을 하겠다고 교육청에 알린 학교는 없지만 계속 주시하고 있다"며 "최대한 학교마다 미세먼지 측정 수준을 확인한 뒤 야외 수업을 진행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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