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들(역사)
 김두식 / 창비 / 3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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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가들」은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까지 법조계의 기원을 추적한 책이다. 「헌법의 풍경」, 「불멸의 신성가족」 등의 책을 통해 우리나라 법조계를 날카롭게 분석해 온 김두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이번에는 역사에서 사라진 해방공간의 법조인들을 소환했다.

 그는 해방 직후 법조계에 자리잡은 이들을 고등시험 사법과, 조선변호사시험, 서기 경력을 통해 특별 임용된 사례로 구분해 소개하며 개개인의 이력에 숨은 맥락을 고찰했다. 또 조선정판사 ‘위조지폐’ 사건을 비롯해 정부 수립 전후에 법조계에서 벌어진 각종 사건을 분석했다.

 여기에 ‘이법회(以法會)’ 또는 ‘의법회(懿法會)’ 문제를 발굴해 초창기 법조계 5년의 역사가 오늘날까지 어떻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도 설명했다.

 이 책은 1부부터 3부까지 법률가군들의 기원과 태생에 대해 밝혔다. 초창기 법조계의 풍경을 바탕으로 4부와 5부에서는 이들이 본격적으로 역사적 사건에 어떤 영향을 끼쳤고, 어떤 권력을 휘두르며 활동했는지를 대표적인 사건을 통해 살펴봤다. 6부에서는 한국전쟁이 법조계에 끼친 영향을, 7부에서는 해방 당일 시험에 응시했던 기록만으로 법조계에 몸담게 됐고 이후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애썼던 ‘이법회’의 행적을 추적했다.

 이 책에 따르면 1945년 해방 당일에 시행 중이었던 조선변호사시험의 응시자들은 일본의 항복으로 시험을 끝마치지 못했다. 4일간 치러질 예정이었던 시험이 2일차 정오의 항복방송과 함께 중단되고 일본인 시험관들이 사라져 버린 탓이다. 응시자들은 궁지에 몰린 일본인 시험위원회를 압박해 합격증을 받아냈다고 한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결성된 ‘이법회’ 구성원들이 해방후 각종 시험에서 필기시험을 면제받아 초창기 법조계의 가장 중요한 인력풀이 됐다고 했다.

 또 행정부와 입법부는 ‘선출된 권력’인 반면 사법부는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어서 그 정당성이 늘 문제가 됐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려운 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에 대한 시민 일반의 전통적인 존중이 사법부뿐만 아니라 법조계 전체의 정당성 확보에 상당한 도움을 줬는데, 법조계의 출발점에 ‘이법회’가 존재해 그런 믿음을 뿌리부터 흔들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한다.

 김 교수는 ‘프롤로그’에서도 말했듯 이 책이 역사적 사실의 분석과 법조계의 제도에 초점을 맞춘 학술서이기보다는 ‘사람’ 이야기로 읽히기를 바랐다. 나아가 사회의 최고위층이고 최고 엘리트라 자타 공인하는 법조계의 뿌리는 과연 어디고, 그들이 존경받을 만한지, 지금과 같은 권력을 누릴 자격을 갖췄는지를 돌아보기를 촉구했다.

주말 내내 잤는데 왜 월요일이 피곤할까?(건강)
이토 가즈히로 / 책밥 / 1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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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고단한 당신, 잠자리에 누워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앞으로 몇 시간을 잘 수 있는지 계산하다가 또 깊게 잠들지 못하고, 출퇴근길 꾸벅꾸벅 졸며 잠을 보충하고, 주말에는 대낮까지 늘어지게 잤지만 어쩐지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잠을 자도 여전히 피곤한 당신은 잘못된 수면 습관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 당신을 위해 24인의 수면전문가가 나섰다. 이제까지 우리가 잘못 알고 실천해 오던 수면 습관을 하나하나 바로잡고, 개운하게 푹 잘 수 있는 노하우를 아낌없이 소개한다. 일상에서 잠이 부족한 순간마다 바로 적용할 수 있는 40가지 수면법이다.

졸리지 않거나 걱정을 한가득 안은 상태에서 억지로 누우면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 이때는 경직된 몸을 풀어주는 것이 굿잠의 방법이다. 번거롭게 몸을 움직이는 게 귀찮다면 ‘폴 스트레칭’을 해 보자. 전부 다 해도 4~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제대로 된 수면법을 알게 됐다고 하더라도 잠자리가 바뀌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당신은 잘 때 잠옷파인가, 운동복파인가. 무엇을 입고 자든 수면과는 별 상관이 없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잘 때 입는 옷에 따라 잠의 질이 달라질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전혀 다른 효과를 얻기 때문이다. 잠옷을 입을 때와 운동복을 입고 잘 때가 어떻게 다른지, 또 계절마다 어떻게 다른 게 효과적인지 알아본다. 더불어 베개 높이와 이불 속 온도를 숙면에 적합한 상태로 바꾸는 것이 ‘굿잠’의 방법이다.

지금부터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고 제대로 된 수면 습관을 실천해 만성 피로를 회복하고 가뿐하게 하루를 시작해 보자.

만들어진 진실(인문)
헥터 맥도널드 / 흐름출판 / 1만6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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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진실」의 저자 헥터 맥도널드는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케냐에서 태어나 옥스퍼드대에서 동물학을 전공하는 저자는 4권의 스릴러 소설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다. 이야기를 엮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보니 갖게 된 또 다른 직업은 ‘비즈니스 스토리텔링 전략가’다.

비즈니스 스토리텔링 전략가란 투자유치나 혁신을 준비 중인 기업·기관의 의뢰를 받아 그 조직의 역사, 철학, 비전을 편집하고 가공해 추진하고자 하는 목적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저자는 에릭손, 에킨스 등 다국적 통신·기술·헬스케어 기업과 영국·프랑스 정부 기관 및 비영리단체의 혁신 프로그램을 설계한 대표적인 스토리텔링 전략가다. 그는 진실을 가공하는 일을 하면서 비즈니스 영역뿐만 아니라 정치, 역사, 통계 등 사회 곳곳에서 ‘팩트’란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진실이 편집되고 왜곡되는지 목격하게 된다. 만들어진 진실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동시에 진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사회와 조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쓰게 됐다고 한다.

저자는 진실을 편집하는 것이 꼭 나쁜 용도로만 쓰이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팩트 편집 전략을 활용해 진실을 보다 건설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진실은 사람들을 통합하고, 용기를 불어넣고, 세상을 바꾸는 데 쓸 수 있다. 적절한 진실을 고르면 회사를 하나로 뭉치게 하고, 군인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신기술 개발을 앞당기고,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고, 조직 전체에 열정, 창의성 그리고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다. 이는 진실을 활용하는 사람의 선택에 달려 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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