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쫓았다면, 개발사업을 더듬을 줄 알았다면 나서지 말았어야 할 사업이었다. 반평생 넘게 의사로 살아온 천상 의료인 오익환(61·서울여성병원 이사장)에게 도시개발사업은 역경의 연속이었다. ‘어차피 필요한 병원을 지으면 되겠지.’ 사업에 뛰어 들게끔 한 그의 생각은 순진했다. ‘사업성이 없다’는 사실을 눈치 챈 사업 파트너는 슬그머니 발을 뺐다. 혼자서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 2·4동 재정비촉진지구 선도 사업인 도시개발1구역(미추홀뉴타운·2만6천168㎡) 전체를 끌고 가야만 했다. 200여 억 원으로 어림 잡았던 초기 투자비용은 1천100여억 원으로 불었다. 미추홀뉴타운 사업을 한 뒤로 발 뻗고 편히 잔 날이 없었다. 근 10년 간의 살얼음 판 위에서 고군분투 끝에 지난 14일 미추홀뉴타운이 공사에 들어갔다. ‘우리 동네에 서울여성병원이 있어서 살 맛 난다.’ 오익환 이사장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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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 개발사업을 잘 몰랐기에 용감할 수 있었지…, 이렇게 어려울 줄 알았더라면 쉽게 용기내기 어려웠을 겁니다." 오 이사장은 미추홀뉴타운 사업에 참여할 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 진료서비스에 대해 고민하던 차였다. 늘 머릿속에는 ‘진료는 전인진료여야 한다’는 생각이 그득했다.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산부인과 진료만이 아닙니다. 소아과나 내과, 심지어 정형외과, 정신과의 도움도 받아야 하죠." 그러기 위해선 병원 신축 등 시설 확장이 필요했다. 마침 공동시행자인 미추홀구(옛 남구)가 제안했다. 도시개발1구역 안 남쪽 터에 서울여성병원을 새로 짓고, 북쪽 터에는 인천상공회의소가 상업시설을 개발하는 귀띔이었다. 하지만 인천상공회의소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개발사업 참여를 포기했고, 다 오 이사장 단독으로 사업을 꾸려 갈 수밖에 없었다. "개발사업에 뛰어든 뒤 한 순간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습니다. 차책 아닌 자책도 했지만 한 번도 이 사업을 ‘잘못했다’고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오 이사장이 미추홀뉴타운 개발사업을 끌고가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편견과의 싸움이었다. 상당히 여유롭게 수익이 나는 사업이라는 세간의 오해였다. 애초 3.3㎡당 980만 원에 병원 용도의 땅을 공급받기로 했다. 하지만 투자비용은 하루가 멀다 하고 치솟았다. 원도심 주민들의 땅을 사들여야 했다. 기존 주안초등학교 터 역시 확보하고 다른 곳으로 옮겨 줘야 했다. 실제 새 서울여성병원 터의 땅값은 3.3㎡당 2천만 원을 웃돈다. 병원을 짓기에는 너무 높은 값이다.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넌 느낌입니다. 이제 모든 위험들이 현실이 되는 새로운 두려움과 책임감이 밀려옵니다." 지난 14일 미추홀뉴타운 개발사업 기공식 열고 난 뒤 오 이사장의 감회다. 기쁨도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10년간 숱한 난관을 헤쳐왔으니, 희열은 그가 누릴 권리였다. 하지만 아직도 무섭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매끄럽게 개발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중압감이다.

 "미추홀뉴타운 사업은 주안 2·4동 뿐만 아니라 미추홀구의 힘찬 출발의 신호탄이죠." 그는 미추홀뉴타운이 원도심인 주안동 일원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인천시 문화와 상권의 중심으로 자리잡아 원도심인 주안동의 화려한 부활을 이끌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과거 주안동 일대는 인천시 핵심 상권이자 주거지역이었다. 세월이 가면서 다른 지역에 비해 생활여건 개선사업이 부족했다. 도시개발사업 등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면서 낡은 건물이 많고 생활여건도 떨어진 게 현실이다. 주안동 원도심의 재개발을 통해 인천시 균형발전의 물꼬를 트는 숙원사업이었다.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연유이기도 하다. 그는 미추홀뉴타운이 주안동 2·4동 재개발촉진사업의 선도사업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미추홀 뉴타운 개발사업이 잘되고 못 되는냐에 따라 주안동 일대 뿐만 아니라 미추홀구 전체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여성 생애전주기에 필요한 모든 여성전문 진료과들이 폭 넓게 있을 겁니다. 서울여성병원을 찾는 고객들은 쾌적한 진료환경에서 진료를 누릴 수 있습니다." 오 이사장이 구상하고 있는 2022년 서울여성병원의 모습이다. 그동안 서울여성병원의 환자 수는 급속히 늘었지만 이를 수용할 만한 진료실 공간이나 주차장 공간이 부족했다. 산모나 여성 환자들은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진료를 받아야만 했다. 새 서울여성병원은 7만6천㎡ 규모로 550대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병원전용 주차장을 갖춘다. 병상 역시 여성들이 안락하고 쾌적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1인·2인실 중심으로 바뀐다. 서울여성병원은 다양한 여성질환을 진료했으면 하는 환자들의 수요가 있었다. 하지만 공간의 한계로 산부인과와 여성질환 일부분만 진료해 왔다.

새 병원에는 기존 산부인과 뿐만 아니라 여성외과센터, 세분화된 내과센터, 여성전용 비뇨기과, 여성전용 대장항문외과 등이 들어선다. 남성과 함께 진료받기 부담스러운 진료과들을 여성전용으로 진료해 여성들이 마음 놓고 방문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그의 계획이다. 훨씬 더 쾌적한 환경에서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작정이다. "서울여성병원의 고객들은 주로 환자가 아니라 가장 건강하고 행복한 여성들인 가임기 여성과 산모들입니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문화원과 최고급의 산후조리시설, 출산 후에도 모여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식음 및 문화시설입니다." 미추홀뉴타운 ‘아인애비뉴’가 들어선다.

그는 인천 최초의 신개념 메디&라이프 복합몰로 손색 없다고 강조한다. 여기서 올바른 임신과 출산, 육아 문화를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상가 안 대규모 출산유아용품 전문매장 등을 통해 여성들에게 필요한 모든 제품들을 한 건물에서 원스톱으로 쇼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꼽는다. 서울여성병원에 방문해 진료만 받는 것이 아니라 문화생활부터 여가생활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복합몰이라는 것이다.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한 건물 내에서 받을 수 있다는 점은 국내 어느 곳에서도 얻을 수 없는 인천 미추홀 꿈에그린만의 혜택입니다." 인천 미추홀 꿈에그린의 입주자들은 늘 서울여성병원을 통해 더 편하게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다고 그는 자신 있게 말한다. 미추홀뉴타운의 인천 미추홀 꿈에그린 아파트는 한화건설의 야심작이다. 인천의 새로운 랜드마크급 아파트를 건축하겠다는 의지로 최상의 설계구조와 최고급 자제를 사용한다.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아파트라는 것이다. 7만3천㎡ 상업시설인 아인애비뉴 안에는 영화관과 문화시설, 쇼핑시설, 음식점 등이 들어선다. 입주민들은 내 집 건물 안에서 이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인천 미추홀 꿈에그린에는 편리하고 여유로운 삶이 있다. 인천 미추홀 꿈에그린은 인천지하철 2호선 시민공원역과 지하로 연결된다. 이곳은 많은 버스노선이 집중됐다.

박정환 기자 hi21@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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