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동.jpg
▲ 이강동 인천시 중구 우현로
얼마전 인천시 서구 검단 신도시 부지에서 아름다운 고려청자가 온전한 모습으로 출토됐다. 국보급 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는 참외문양 주전자가 석곽무덤에서 출토된 것이다. 무덤 속 물품들을 부장하는 습속은 민속신앙-유교-불교 순으로 전해오고 있다.

 무덤 속에서 나오는 물품 중에 도자기류는 명기물이라고 하는데 명기(明器)는 유교의 용어이고 고려국가에서는 불교식 용어인 명기(冥器)로 사용하고 있다.

 고려청자의 아름다움은 고려에만 머물지 않고 중국과 일본에 널리 알려졌다. 중국 당나라 성주의 성묘와 송나라의 여요가마에서도 품질 좋은 도자기 생산으로 유명했던 중국에서는 도자기 그릇에 대한 평가가 있었다. 한나라 도기는 굳세고, 당나라 도기는 넉넉하고, 송나라 도기는 통하고, 명나라 도기는 날카롭고, 고려의 도기는 고요하다는 평이 있었다. 송나라의 수중금이라는 책에 감서, 내주, 단연, 휘묵, 건주차, 고려비색(고려청자)는 모두 천하제일이라는 평도 있었다.

 고려국가에서 생산되는 도자기 색상은 푸른빛인데 용이 승천하는 모습과 같다는 표현도 있었다. 고려청자는 비색이라고도 불렀다. 비밀스러운 빛깔이란 의미로 불렀다. 이렇게 이웃 국가의 평도 있었지만 스스로 고려청자의 아름다움을 높이 평가했던 고려는 고려국가에서 생산되는 모든 청자를 비색이라 불렀다. 청자그릇이 옥처럼 아름답다는 것이다.

 도자기 색상을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는 기술력에 자긍심을 갖고 있던 고려는 도자기 생산 기술의 표준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상안, 조각, 부조, 투조, 형물, 염회, 과학적 가마구조, 흙과 돌가루의 종류, 흙과 돌가루의 배합률, 잿물의 종류, 불의 조절, 도공의 종합적 미술 감각에 숙련된 솜씨와 정성이 더해져 고려청자의 아름다운 색상이 발현된다는 참외문양 주전자 고려청자가 고려건국 1100주년을 맞이해 인천에서 출토됐다는 것이 더욱 의미가 있고 기쁘다.

 고려청자 출토를 계기로 해서 관련기관인 인천시립박물관이 어려운 점도 있겠지만 나서서 해야 할 일이 있다. 인천 강화에는 고려왕족과 귀족들의 무덤이 많아 품질 좋은 고려청자가 많이 발굴됐다는 것이 고려시대 무덤을 연구했던 일본 학자들의 주장이다.

 발굴된 청자들의 문양들은 봉황, 용, 학, 원숭이, 거북이, 물고기, 나비, 연화, 국화, 도화, 매화, 목단화, 이화, 석류, 난, 포도, 접시꽃, 오동, 당초, 박, 참외, 죽, 부들, 물, 주문, 쇄문, 파문, 옥, 칠보, 문자 등 고려청자들이 발굴 됐다. 이러한 고려청자들이 당시 조선총독부 박물관을 거쳐 지금의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중하게 소장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인천에서 발굴됐으나 인천에는 없는 국보급 고려청자들이다.

 올해 고려건국 1100주년을 맞이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2월에 ‘대고려전’이 준비되고 있으나 일본에서는 우리보다 앞서 고려청자, 비취의 반짝임 특별전이 9월 1일부터 11월 25일까지 열렸다. 일본 오사카 시립 동양도자미술관에서 일본 도쿄 국립박물관을 비롯해 7개 기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려왕릉과 귀족들의 무덤에서 발굴하고 도굴된 고려청자 최상급 243점을 모아 전시한 것이다.

 인천강화에서 발굴하고 도굴된 것으로 보이는 용문양과 학문양의 고려청자가 일본 최초로 공개하는 전시회라는 것이다. 인천에서 일본으로 몰래 반출된 것으로 의심가는 국보급 고려청자들이다. 지금부터라도 인천에서 발굴된 앞서 말한 문양들의 고려청자들이 어디에 소장돼 있는지를 모든 여건을 갖추고 있는 인천시립박물관이 나서 조사연구해 볼 것을 제언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