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보이스피싱 전문수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나현(39)경위는 사건 발생 당시 인천미추홀경찰서 지능팀 수사관으로 근무하며 약 3개월의 끈질긴 수사로 총책을 포함한 일당 26명을 일망타진했다.
2006년 경찰에 입문한 나 경위는 2008년부터 6년 동안 강력팀에 근무하며 인천 남부지역에서 발생한 각종 사건을 전담했다. ‘대박파’ 사건은 나 경위가 2015년 봄 보이스피싱 수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배당받은 첫 사건이다. 그해 4월께 미추홀경찰서 지능팀으로 발생 사건이 접수됐다. 70대 노인이 금융감독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으로 10여 년간 모았던 2천여만 원을 잃었다는 피해사례였다.
수사에 나선 나 경위는 약 한 달 동안 피해 노인이 입금했던 대포통장 계좌를 추적해 계좌 명의자를 체포했다. 붙잡힌 계좌 명의자 또한 저금리 대출을 빙자한 거짓말에 속아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통장을 넘긴 사실을 파악했다. 나 경위는 자신의 신분을 대출희망자로 꾸며 자신의 신분증과 통장을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넘기는 기지를 발휘해 통장을 거래한 인출책을 직접 만날 수 있었다. 첫 만남 당시 인출책이 갑자기 사라져 수사가 원점으로 돌아갈 뻔한 상황도 있었다. 하지만 수차례 접촉 시도로 서울 모처에서 인출책을 검거할 수 있었다. 인출책의 검거로 나 경위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은신처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은신처에서 발견된 조직원의 증명사진을 자신의 컴퓨터에 붙여 놓고 언제 어디서든 체포가 가능하도록 인상착의를 익혔다. 잠복과 휴대전화 실시간 위치추적 등 끈질긴 수사로 총책을 비롯한 보이스피싱 조직의 핵심 인물 7명을 차례로 체포했다. 사건 접수 두 달여 만에 이룬 쾌거다.
보이스피싱 전문수사관은 10년간 보이스피싱 수사를 통해 관련 피의자를 30명 이상 구속시킨 수사관을 대상으로 인천경찰청이 지정한다.
나 경위는 "수많은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마주하게 된다"며 "악질 사기 범죄인 보이스피싱이 근절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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