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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커브드 엣지 패널' 기술, IT 경쟁자 중국에 유출 (CG) /사진 = 연합뉴스
휴대전화 등의 화면 모서리를 커브드(curved) 형태로 구현한 삼성디스플레이(이하 삼성)의 엣지 패널 기술을 중국에 팔아넘긴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인권·첨단범죄전담부(부장검사 김욱준)는 산업기술 보호 및 유출방지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A중소기업의 대표 B(50)씨 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B씨 등은 올해 4월 삼성으로부터 받은 플렉서블 OLED 엣지 패널 3D 래미네이션 관련 설비사양서와 패널 도면 등 산업기술이자 영업비밀 자료를 자신들이 설립한 C업체에 유출한 뒤 일부를 중국 업체 2곳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5월부터 석 달여간 삼성에서 받은 도면 등으로 3D 래미네이션 설비 24대를 B업체에서 제작한 뒤 중국 업체에 16대를 수출하고 8대를 수출하려 한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삼성의 자동화설비 제작업무를 하다가 매출이 떨어지자 중국 업체들에 먼저 접근해 돈을 받고 국가핵심기술을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수사기관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형수 명의로 C업체를 세워 놓고 이처럼 범행했으며 설비사양서와 도면, 설비 등을 넘기는 대가로 중국 업체들로부터 155억여 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A중소기업은 휴대전화 패널 제조설비 등 자동화설비를 제작하는 코스닥 상장회사로 지난해 12월 기준 매출액이 1조1천384억 원, 시가총액은 1조282억 원을 기록한 업체이다. 특히 삼성의 자동화설비 제작을 도맡다시피 하는 등 삼성과 30여 년간 함께 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 범행도 삼성으로부터 3D 래미네이션 설비 제작을 의뢰받고서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술 개발에는 무려 6년간 38명의 엔지니어들과 1천500억 원의 연구비가 투입됐으나 검거된 일당은 불과 10분의 1을 받고 국가핵심기술을 강력한 IT 경쟁국으로 부상한 중국에 팔아넘겼다고 검찰은 밝혔다.

B씨 등이 팔아넘긴 3D 래미네이션 기술은 고급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디스플레이로 ‘엣지 디자인’으로도 불리는 엣지 패널 제조라인의 핵심 기술이다.

검찰 관계자는 "B씨 등의 범행으로 중국 업체들은 삼성전자가 수년간 겪었던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삼성전자 제품 수준의 품질을 확보할 수 있는 생산라인을 갖추게 됐다"며 "B씨 등의 범죄수익금 전액을 환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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