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의주'.

남북의 철도 조사단을 싣고 30일 경의선과 동해선 공동조사에 나설 객차에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이정표가 붙었다. 열차를 이용한 한반도 종단의 희망이 담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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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서 신의주까지
(서울=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을 비롯한 남북철도공동조사단 남측대표단이 30일 오전 서울역을 출발하기 앞서 서울역에서 신의주로 가는 표지판이 붙은 열차를 살펴 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경의선·동해선 조사와 평라선을 통한 북한 내부 이동 등 총 2천600㎞, 18일간의 '대장정'을 떠날 남측 차량은 이날 오전 6시 40분께 서울역 플랫폼을 출발, 도라산역에서 환송행사를 하고 북한으로 향했다.

이날 취재진에게 공개된 공동조사단 열차는 조사 기간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하게 될 조사단원 28명을 위한 생활환경을 갖추고 있는 모습이었다.

남측 철도차량 7량은 기관차-유조차-발전차-객차-침대차-침식차-식수차 순으로 연결됐다. 사무 및 세면에 활용되는 침식차에는 붙박이 옷장, 접이식 탁자, 좌식 의자, 싱크대, 레인지,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전기밥솥 등 가재도구와 가전제품이 마련됐고 샤워칸도 설치됐다.

침식차 밖에는 '철마가 달린다! 평화 번영의 미래로'라는 현수막도 붙었다.

식수차에는 조사단원들이 20일간 사용할 물이 실렸는데 중간에 한 번 급수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단 일원인 지용태 한국철도공사 남북대륙사업실 실장은 "지난번 (북한 철도) 조사 때 배앓이를 많이 했다"며 "그래서 물을 많이 준비해서 간다"고 소개했다.

남북의 북측 철도 현지조사는 2007년 12월 경의선 조사 이후 처음이며, 남쪽 열차가 북측 철도 구간을 달리는 것은 개성공단 건설자재 등을 실어나르다 2008년 11월 운행이 중단된 도라산-판문역간 화물열차 이후 꼭 10년 만이다.

지 실장은 이날 공동조사단 환송행사 참석 인사들에게 브리핑하면서 "공교롭게도 오늘이 10년 전 개성공단 화물열차가 중단된 날이다.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조사에 참여하는 다른 단원들도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2007년 조사에도 참여했다는 임종일 국토교통부 건설교통과장은 "감회가 새롭다"며 "오늘 이 기회는 남북 철도가 대륙으로 뻗어 나가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조사단원 중 유일한 여성이자 궤도 분야 전문가인 한영아 한국철도시설공단과장은 "첫발을 밟는다는 생각으로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 5월 17일 남북간 경의선·동해선 열차 시험운행을 담당했다는 김재균 기관사는 이번에도 남측 열차를 북측 판문역까지 운행하는 임무를 맡았다.

기관사 경력만 20년이라는 그는 "10년 동안 열차가 안 다녔는데, 녹슨 철길의 녹이 제거되고 남에서 북으로, 북에서 남으로 열차가 상시적으로 많이 운영되어서 우리 겨레가 염원하는 통일이 간곡히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그러면서 "10년 전 경험, 노하우를 되새겨서 안전하고 정확하게 열차를 판문점까지 운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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