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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치원 사태 대책 회의 (PG). /사진 = 연합뉴스
비리 사립유치원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내 일부 지역에서는 학부모들이 ‘협동조합 유치원’ 설립을 추진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2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폐원을 신청하거나 학부모들에게 폐원을 통보한 도내 사립유치원은 모두 15곳이다. 이 중 일선 교육지원청을 통해 폐원신청서를 제출한 사립유치원은 6곳이며, 아직 폐원 신청은 하지 않았지만 학부모들에게 내년도 폐원 계획을 통보한 곳은 9곳이다.

이들 유치원은 대부분 원아 감소로 인한 경영난 또는 건강 문제 등을 폐원 사유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교육청은 일부 유치원에 대해서는 유아 배치계획 및 학부모 동의서 미비 등의 이유로 폐원 신청을 반려했지만, 나머지 신청에 대해서는 서류 보완을 요청하거나 폐원을 검토 중이다.

이밖에도 수원 22곳과 화성오산 9곳, 안산 4곳, 포천 2곳, 용인 1곳, 성남 1곳 등 모두 39곳의 사립유치원이 아직까지도 내년도 원아모집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들 유치원의 재원생은 무려 7천488명(정원 8천925명)에 달한다. 지난 10월부터 회계비리 사태가 불거진 이후에도 이 같은 사립유치원들의 횡포가 계속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학부모들이 직접 ‘협동조합 유치원’ 설립을 추진 중이다.

학부모로 구성된 조합원들이 직접 출자를 통해 건물을 마련하고 유치원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화성시의 학부모들은 80명 규모의 유치원과 80명 규모의 어린이집을 협동조합으로 운영하기 위해 이달부터 소비자 조합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당초 협동조합 유치원은 내년 3월 개원이 목표였지만, 현재 설립 후보지로 거론 중인 건물들의 준공일이 늦어지면서 개원 가능일이 내년 9월로 연기됨에 따라 개원 이전까지 일부 학부모가 ‘공동육아’ 방식으로 아이들을 돌볼 예정이다.

최근 설립자가 폐원을 통보한 하남시의 한 유치원 학부모들도 협동조합 유치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유치원 학부모 B씨는 "최근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 설립·운영규정’이 개정되면서 협동조합 유치원의 설립이 가능해졌다"며 "내년 3월 개원을 목표로 학부모와 지자체가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폐원 통보 유치원에 대응하기 위해 학부모 및 교사들로 구성된 ‘유치원 무단 폐원119’의 법률 지원을 맡은 손익찬 변호사는 "협동조합 유치원은 재정정보가 수시로 공개돼 회계가 투명하다"며 "큰 예산이 투입되는 매입형 또는 공영형 유치원과 비교해도 학부모 입장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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