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0.jpg
▲ 다문화축제.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 기호일보 DB
수년간 인천 지역사회와 교류하면서도 여전히 이방인으로 남아 있는 아이들이 있다. 인천지역 내 다문화학생들이다.

2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인천지역 초·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학생은 총 6천907명이다. 국제결혼가정 자녀 5천719명, 외국인가정 자녀 1천188명 등이다. 이들은 부모의 출신 국가를 기준으로 집계됐으며, 유치원생은 통계에서 제외됐다.

시교육청은 지역 내 다문화가정 지원을 위한 기초자료로 매년 4월 다문화 등록 학생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국적에 관계없이 인천에 주소지만 분명하면 어느 학교든 입학해 교육과정 이수가 가능하다.

이들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생활하며 지역사회에 익숙해져 가지만 사실상 ‘이방인’이라는 시선은 벗어나기 어렵다. 외모와 문화적인 면에서 구분이 가는데다, 어쨌든 다른 나라 국적을 지닌 외국인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어릴수록 다문화학생들이 느끼는 소외감은 더하다. 지난해 베트남 출신의 한 여성은 중도입국한 11살짜리 아들을 입학시키고자 했지만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위의 말에 포기하고 한국어 교육부터 시키기로 했다.

결국 아이들의 소속감과 지원을 위해 많은 다문화 부모들이 귀화를 시도하지만 쉽지는 않다. 2016년 7월부터 법무부의 사회통합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만 영주자격이 주어지는데, 각자의 사정으로 무사히 이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사회통합 프로그램은 한국에서 적응하거나 자립하는 데 필요한 소양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교육과정이다. 한국어·문화·역사 등 지역사회 이해를 돕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국내에 오래 체류해 한국어 등 능력이 되더라도 법무부가 지정한 거점·일반 운영기관에서 사전평가를 받아 수준에 맞는 교육과정을 마쳐야 한다. 하지만 교육에 참여하더라도 수업일수 등 기준을 맞추지 못해 제적되는 일이 빈번하다. 생업 등으로 출석시간을 채우지 못하거나 진도를 따라가지 못해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 프로그램 신청자 중 20~40% 정도가 제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센터 관계자는 "특히 중도입국한 다문화학생들이 친구들과의 관계 유지나 수업 부분에서 힘들어한다"며 "사회통합 프로그램을 통해 귀화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게 됐지만, 한편으로는 번번이 제적되는 등 귀화에 더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이방인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