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인천대학교 연구팀이 한국 토종벌이 고유 혈통임을 밝혀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천대 생명과학부·매개곤충자원융복합연구센터 권형욱 교수를 중심으로 러시아·일본 학자가 참여한 연구팀은 우리나라 토종벌의 미토콘드리아 전체 유전정보를 심층 비교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연구 결과 우리나라 토종벌은 중국이나 타이완·일본과는 다른 혈통에서 분화한 사실을 밝혔다. 우리 토종벌은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적 변이도가 중국·일본과 각각 2.57%, 2.58%로 나타나 일반 동물계의 아종(亞種) 간 변이도와 일치하는 수준을 보임에 따라 종(種)보다 한 단계 아래 수준에서 독립된 지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국내 토종벌의 학명을 ‘Apis cerana koreana(한국토종벌)’로 명명하고, 이를 꿀벌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Journal of Apicultural Science) 최근호(DOI 10.2478/JAS-2018-0018)에 게재했다.

우리나라 토종벌(토봉·한봉)은 한국·중국·일본을 비롯해 동남아지역에 넓게 분포하는 동양종 꿀벌이다. 삼국시대 발해와 일본과의 교역에서 꿀이 주요 수출품으로 등장한 것으로 볼 때 당시 토종벌 사육이 활발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서기 643년에 백제의 태자가 우리 토종벌과 사육기술을 일본에 전했다는 사실을 일본서기(日本書紀)에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토종벌은 유전학적 차이점을 찾지 못해 과학계에서도 정체성 없이 현재까지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혈통으로 취급돼 중국토종벌과 같은 Apis cerana 또는 Apis cerana cerana로 명명돼 왔다.

연구 책임자인 권형욱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계기로 우리나라 고유 혈통의 토종벌들을 선별해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하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우리 토종벌의 우수한 특성과 가치를 발굴해 토종벌 산업을 활성화하는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동식 기자 dsha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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