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대표적 관광명소로 조성되는 차이나타운이 관주도의 마스터플랜으로 추진되는 바람에 시행착오를 보이고 있어 전면적인 재검토가 시급하다고 한다. 차이나타운의 규모가 작을 뿐 아니라 기반시설이 미흡해 관위주의 조성사업 만으로는 관광명소로 부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인천시와 중구는 중국인 2천여명의 투자이민으로 형성된 북성, 선린, 항동 일원을 전통과 역사적 가치를 간직하고 인근 국제공항 개항과 함께 국제적 관광명소로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차이나타운 개발계획을 세우고 시범거리 등을 조성하고 있다.

인천시와 중구는 내년말까지 국·시비 76억원을 투입, 10만㎡에 시범거리와 문화관광정보센터, 공영주차장, 중국풍 상가를 조성, 사업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같은 개발계획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사업이 가시화 된 것은 중국 음식점 1곳만 들어섰을 뿐 표면적으로 나타난 사업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문제는 관주도의 사업이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민간 투자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고 차이나타운 일대 화교들의 소극적인 투자심리도 차이나타운 활성화에 큰 걸림돌이다. 또 하나 차이나타운의 딜레마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의 대부분이 고령이어서 재투자 의지가 그리 크지 않고 찾는 사람들이 예상외로 많지 않다는 것. 자장면 축제도 열리지만 아직은 몇몇 중국 음식점 살릴 정도의 규모라 해도 무방하다. 답답한 주민들은 주상복합건물이나 대형쇼핑센터도 계획해 보지만 그렇게 되면 이 동네의 매력은 하루 아침에 사라지게 된다는 사실이다.

차이나타운이 매력을 지키면서 번성하는 방식은 두가지다. 살고 싶어하는 주민이 늘거나 사업하고 싶은 사람이 느는 것이다. 찾아올 사람을 늘리는 것은 그 기본이다. 사실 민속촌이나 인사동을 찾게 된 것과 다를 것은 없다. 느낄 거리, 볼거리, 살거리, 먹거리만 있으면 어디든 잘도 찾는 게 요즘 사람들이다. 따라서 차이나타운 조성은 현재 거주하는 주민들의 의지와 이에 대한 지방정부의 개방적인 문화 마인드와 지원 없이는 사실상 어렵다. 인천시와 중구는 차이나타운 인근에 튼튼한 벽돌조와 석조 건물들에 대해 리노베이션하고 새로 지을 경우 근대건축 양식을 차용하는 방식의 개발을 모색하는 방안도 고려해 보길 바란다. 100년전 세계문화와 지금의 세계문화를 동시에 볼 수 있다면 매혹적인 차이나타운으로 뜨는 것은 시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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