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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도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최근 워라벨 등 휴식과 나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주목을 받으면서 편안함을 찾는 ‘케렌시아(Querencia :휴식처)’열풍이 직장인들에게도 불고 있다. 이는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일상의 휴식을 중요시하는 직장인들이 자신에게 보상하는 ‘셀프 보상’을 통해 치유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웰빙(Well-Being)’이니 ‘힐링(Heal-ing)’이란 단어가 유행하더니 ‘힐빙(Heal-Being)’이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이 모든 것이 ‘즐겁고, 기쁘고 편안한 개인의 삶과 가정에서의 가족사랑’이 그 기초이다. ‘케렌시아’는 스페인어로 스트레스를 풀며 안정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원래는 마지막 일전을 앞둔 투우장의 소가 잠시 쉴 수 있도록 마련해 놓은 것이 바로 케렌시아다. 지금은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는 재충전의 공간이란 뜻으로 쓰인다.

투우장의 소가 케렌시아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다음 싸움을 준비하는 것처럼, 직장인들도 남에게 방해받지 않고 지친 심신을 재충전할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케렌시아는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용어로 카페, 퇴근길 버스의 맨 뒷자리, 해외여행, 음악회, 공연장 등 사람마다 다양하게 나타난다. 또한 가정이나 사무실에 자신만의 휴식처를 만드는 것도 일종의 케렌시아에 해당된다. 즉, 케렌시아는 식물로 실내를 꾸밈으로써 공기정화의 긍정적인 효과와 심리적 안정 효과를 얻고자 하는 인테리어 경향인 ‘플랜테리어(planterio)’와 업무 스트레스를 줄이고 심리적 위안을 받고자 하는 경향인 ‘데스크테리어(deskterior)’와도 연관된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은 왜 자신들의 힐빙인 케렌시아(Querencia)를 선호하는가. 대다수 직장인들이 혼밥이나 혼술하듯이 자기만의 아늑한 공간에서 위안을 찾으려는 심리가 작용해 이제는 더 이상 케렌시아는 단순히 휴식만을 취하는 공간이 아니라 그것은 바로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꼭 필요하며, 소외감을 느끼는 직장인들의 자존감을 향상시킬 수 있는 창조적 행위를 할 수 있는 자유로움의 공간이라야 한다. 기존 공간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 모두 버려야 한다. 더 나아가 휴식공간을 넘어 창조의 기쁨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우리는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도 때로는 홀로 조용히 쉬고 싶은 때가 있다. 피곤한 일상을 살다 보니 어느 새, 새로운 트랜드인 케렌시아를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쉬고 싶다’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은 집부터 시작해 눈에 보이지 않는 SNS 공간 등 그 어디라도 누군가에게는 힐링이 되는 케렌시아다. 많은 사람들이 케렌시아로 생각하는 1등 장소는 과연 어디가 있을까. 그것은 단연코 자신의 집일 것이다. 눈치 볼 필요 없이 온전한 나로 돌아가서 쉴 수 있는 집, 밖에서 치이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오면 모든 긴장이 탁-풀리고, 방 한 칸에 있는 좋아하는 책이나 소품, 피규어를 보면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샤워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영화를 보거나 맥주 한잔 하는 등 무엇을 해도 좋은 내 사랑 나의 집이 1등이 아닐까. 또한 집에서 코쿠닝(나비가 되기 전 누에가 자신의 고치에서 웅크리고 있는 것을 일컬음)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쉽게 보고 따라할 수 있는 셀프 인테리어 열풍이 더해져 바(Bar)나 카페, 전시관 느낌 등 자신만의 아지트를 만들어 지내기도 한다. 따라서 직장인들에겐 휴식이 중요하다. 투우의 쉼터와 관련해서 인간생활의 터전인 집(Home)이 단순히 물리적인 주거 공간을 넘어서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접목된 개인적인 삶의 질을 높여주는 케렌시아가 하나의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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