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는 대한항공 레프트 정지석. /연합뉴스
▲ 강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는 대한항공 레프트 정지석. /연합뉴스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는 3라운드 반전을 노리고, 프로배구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는 3라운드 ‘정지석 시대’를 열어젖혔다.

국가대표 경기로 휴식기를 가진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10일간의 재정비 시간을 끝내고 6일 3라운드를 시작한다. 3라운드부터는 지난달 26일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선발된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어 리그 판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관심사다.

시즌 개막에 앞서 ‘4강 후보’로 지목된 인삼공사는 휴식기에 외국인 선수 2명을 모두 교체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전체 2순위로 가드 변준형을 선발해 새로운 팀 컬러를 갖췄다. 또한 드래프트 당일 부산 kt와 트레이드를 통해 가드 박지훈까지 영입했다.

그동안 장신 외국인 선수인 미카일 매킨토시의 기량이 떨어진다는 평을 들었던 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평균 22.2점에 7.3리바운드를 기록한 레이션 테리를 데려왔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아웃된 랜디 컬페퍼 역시 지난 시즌 고양 오리온에서 뛴 저스틴 에드워즈로 교체됐다.

외곽 플레이에 능한 테리와 국내 최고 센터 오세근의 조합이 잘 맞아떨어진다면 휴식기 전까지 5연패를 당한 인삼공사의 팀 분위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인삼공사의 팀 재정비 효과가 7일 창원 LG전에서 폭발할지 주목된다.

이미 3라운드에 돌입한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정지석이다. 정지석은 3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의 방문경기에서 60%의 높은 공격성공률로 19점을 올렸다. 정지석 덕에 대한항공은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하며 선두 질주를 이어갔다.

정지석은 개인 기록에서도 ‘토종 최고’다. 3일까지 220점을 올려 득점 부문 공동 6위, 토종 선수 중에서는 서재덕(한국전력)과 공동 1위다. 공격성공률은 59.34%로 요스바니 에르난데스(59.37%, OK저축은행)에 0.03%p 뒤진 2위, 토종 선수 중에는 단연 1위다. 2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정지석을 정규리그 MVP 후보로 꼽는 이가 많다.

정지석은 3일 경기가 끝난 뒤 "나도 믿기지 않는다. MVP 후보라는 말이 들리면 ‘이게 꿈인가’라는 생각까지 든다. 당연히 칭찬을 받으면 기분 좋다"고 웃었다. 그는 "칭찬을 들으면 더 욕심이 난다. 특히 승부처에서는 ‘꼭 득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마음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 의욕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심정적으로 흔들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세 시즌째 대한항공에서 뛰며 정지석을 지켜본 밋차 가스파리니는 "정지석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성장했다. 아직 더 성장할 부분이 있지만 이미 엄청난 선수가 됐다"고 엄지를 들었다.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그를 탐내는 팀은 많아 보인다. 이번 시즌에 돌입하기 전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남자부 감독 대부분이 ‘다른 팀에서 영입하고 싶은 선수’로 정지석을 꼽았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우리 단장님도 보고 계시죠. 잔류 계약을 부탁한다. 정지석을 내보내면 우리 팀 문 닫아야 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규리그에 돌입하면서 정지석을 바라보는 타 구단 감독들의 시선이 더 뜨거워졌다. 공격과 수비를 겸비한 그는 20대 중반에 이미 V리그 최고 선수가 됐다.

정지석은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박철우(삼성화재)선배처럼 적극적으로 공격하고, 팀 동료도 다독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가 언급한 박철우는 214점, 공격성공률 52.07%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성적만 보면 정지석이 박철우를 근소하게 앞선다. 정지석의 3라운드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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