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의 탄생
데이비드 헨디 / 시공사 / 1만8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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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리의 탄생」은 인류의 탄생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모든 역사 속에 배경음악처럼 ‘소리’가 깔려 있었다고 주장한다. 새가 우짖고 숲이 바스락대던 야생의 소리, 고대 도시의 비좁은 거리를 채운 떠들썩한 말소리, 콜로세움에서 검투사를 향해 쏟아지던 관중의 환호성, 귀족의 비밀을 엿듣는 하인의 숨죽인 발소리, 아프리카 노예들이 빼앗긴 고향을 그리워하며 부르던 노래, 산업혁명 이후 인류의 곁에서 떨어질 줄 모르는 기계음과 자동차 경적 소리, 전쟁의 참혹한 비명 소리와 폭발음, 오늘날 다시 갈망하게 된 고요함과 침묵까지 말이다.

 소리는 흔히 비논리적이며 마법적이고 미신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문자에 비해 소리가 믿을 만하지 않고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다. 하지만 소리는 인류의 첫 울음소리와 함께 태어나 수만 년이 지난 지금까지 머물고 있다. 형태가 없고 쉽게 빠져나간다는 그 특성 때문에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을 뿐더러 소리에 관한 기록을 남기기가 쉽지 않았을 뿐이라고 이 책은 전한다.

 선사시대 인류는 동굴 속에서 가장 독특하고 흥미로운 소리가 나는 곳에 그림을 새겼고, 북소리를 언어 대신 사용해 서로 의사소통을 했다고 한다. 또 발을 구르거나 북을 치고 휘파람을 부는 등 자기 부족만의 소리와 리듬을 바탕으로 똘똘 뭉쳐 사냥을 했고 다른 부족과 전투를 벌였다.

 이 책의 저자 데이비드 헨디 서섹스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이러한 수만 년 전의 리듬이 현재 사용하는 언어와 만드는 소리에 보편적이고도 깊게 뿌리내린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또 인류가 모여 사회를 이루고 살게 된 이후에도 소리는 끊이지 않았다고 말한다. 고대 로마에도 북적거리고 활기 있는 도시의 소음이 존재했다. 길에서는 배달 수레가 요란하게 지나가고 가축 떼가 울어댔을 것이며, 시장이나 사창가에서는 호객행위로 시끌벅적했을 것이다. 당시 평범한 로마인들은 벽이 종잇장처럼 얇은 공동주택에 거주했으므로 사생활은 없다시피 했으며, 이웃은 고사하고 자기 식구가 내는 소음조차 막을 수단도 없었다. 물론 부유한 상류층은 소음을 피해 고급 단독주택이나 통제된 구역에 들어앉아 고요함을 즐겼을 것이다.

 현대에도 여전히 소리는 계속되고 있다. 자동차 바퀴가 아스팔트 도로 위를 굴러가는 소리, 서로 바쁘다고 말하는 듯한 경적 소리, 라디오나 텔레비전 소리, 옆 테이블의 대화 소리, 고요한 사무실에 울리는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 최근에는 오히려 ‘소리 없음’, 즉 고요함과 침묵을 찾아 명상센터나 템플스테이, 다도 체험 등을 찾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기도 하다.

 인류사라는 대서사뿐만 아니라 소리만이 보여 줄 수 있는 그 속의 세밀하고도 내밀한 측면까지 살펴보는 이 책은 우리가 소리 속에 살고 있으며 소리가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담는다고 말한다. 그렇게 소리는 수천 년, 수만 년 동안 인류와 함께 흘러왔다고 말이다.

쓱 그리고 후루룩 읽는 스케치 한국사
 김무신 / 뜨인돌출판사 / 1만6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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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대든 그 시대에 특별히 존재했던 사물이 있다. 선사시대의 빗살무늬 토기부터 고려의 팔만대장경, 조선의 의궤, 1987년 6월 항쟁 당시 이한열이 신고 있던 운동화 한 짝까지. 유물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사물이 탄생한 시대의 이야기가 들려온다. 경험하지 못한 시대를 눈으로 직접 보고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유물은 역사 공부의 흥미를 돋우는 중요한 매개체다.

 이 책은 36가지 유물을 통해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역사의 주요 장면을 스케치하듯 훑는다. 그 뿐만 아니라 교과서에 등장하는 주요 유물을 비롯해 역사 이해를 돕는 풍성한 사진 자료를 수록해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저자는 고등학교 교사로 15년째 현장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그는 무작정 암기하는 서술 방식은 버렸다. 길고 어려운 설명 대신 흥미로운 주제를 단숨에 후루룩 읽을 수 있도록 분량은 짧게, 내용은 쉽게 서술했다. 이 때문에 아이들도 부담 없이 역사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사대 관계’, ‘조공’, ‘책봉’ 등 흔히 쓰이지만 그 뜻을 알기 어려운 역사 어휘와 개념들을 이야기 속에 최대한 쉽고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이 책을 통해 교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듯 다정하고 친근한 문체를 통해 딱딱하고 건조하게 느껴질 수 있는 역사를 생생하게 그려 냈다.

 협동조합 금융론
 전성군·송춘호·박상도·장동헌 / 한국학술정보 / 3만3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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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책을 통해 협동조합금융의 역사와 이론, 협동조합금융의 시장과 현실을 대중에게 가장 쉽고 유익하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특히 금융시장에서의 대출자원이 급속하게 감소해 예대비율이 낮은 협동조합은 상호금융의 운용성과에 더욱 의존하게 돼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와 협동조합상호금융은 단순히 고객과 직원 간 관계가 아니라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서로 윈윈(win-win)하는 공동체 성격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는 협동조합금융의 기초, 협동조합금융의 재무, 협동조합금융의 전개 과정과 도약단계·성장단계·성숙단계·미래과제 등 협동조합상호금융의 발전에 이어 회계실무·재무제표파악·세무실무 등 협동조합금융 실무 등에 대해 5개 모듈로 나눠 설명한다.

 저자는 이 책이 협동조합금융이 발전해 나가기 위한 지침서로 활용되기를 바란다며 협동조합금융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해 보는 길잡이로 활용되기를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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