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회가 이재명 전 시장 재직 당시 판교구청사 예정부지 관련해 특정 기업과 맺은 양해각서(MOU) 파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유재호 의원은 5일 열린 제241회 2차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엔씨소프트사와 체결한 판교공공부지에 글로벌R&D센터 설립을 위한 협약은 파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이 부지 인근에 미래에셋사가 구입한 부지는 2년 전 이미 평당 1억1천만 원 가량에 거래된 바 있고, 현 부지의 공시지가는 2천862억 원으로 실제평가 가치는 1조 원 이상 추정된다"며 "하지만 이 전 시장 퇴임 직전에 협약 맺고, 특정 기업에게 공매가 아닌 수의계약으로 넘겨주려 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확인하기 위해 시 집행부에 협약 원문을 석 달 전에 요청했으나 아직도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시 집행부는 기업과의 상호 신뢰 비밀유지 조항을 이유로 원문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민의 재산을 특정 기업이 매수 의향을 보인다고, 시민의 대표인 의원들이 내용을 파악할 수도 없는 협약을 맺는다는 것은 상식을 뛰어넘는 시 행정"이라고 질타했다.

시는 지난 2월 분당구 삼평동 소재 판교공공부지에 엔씨소프트와 글로벌R&D센터를 설립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부지는 당초 구청사(현 임시공영주차장) 부지로 사용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장기간 방치되면서 2015년 일반업무시설로 용도 변경에 이어 기업유치를 위해 이 부지 매각을 결정했다.

이를 통해 엔씨소프트는 각 R&D센터를 이곳에 통합시켜 세계적 수준의 연구개발 허브로, 시는 센터 설립의 재정이익금으로 판교와 위례신도시 등의 공공부지를 매입하는데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는 센터 설립에 따라 연간 약 2만 명의 고용창출효과와 1조5천억 원규모의 경제파급효과, 수백억 원대 세수증대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 의원은 "시 집행부가 강조하는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면 엔씨소프트의 R&D센터는 제2·3 판교테크노밸리에 유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며 "이제는 밀실행정을 지양해야 하고 이런 의혹스러운 양해각서는 당장 파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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