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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오전 고양시 백석역 근처에서 전날 저녁 발생한 지역 난방공사 온수 배관 파열 사고와 관련 작업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속보>지난 4일 오후 8시 45분께 지하철 3호선 고양시 구간 백석역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온수관 파열사고의 원인은 한국지역난방공사가 낡은 배관을 소홀히 관리했기 때문인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났다.

이날 사고는 지하 2.5m 깊이에 매설된 두께 85㎝의 배관이 40㎝가량 파열되면서 100℃ 상당의 뜨거운 물과 수증기가 도로변과 인도로 치솟아 이 일대 3만㎡가 침수된 가운데 전신화상을 입은 손모(69)씨가 운행 중이던 차량 뒷좌석에서 숨졌고, 23명이 화상피해를 입는 등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또 백석역 일대 왕복 4차로 도로가 크게 파손됐으며, 인근 흰돌마을과 호수마을 아파트 단지 등 2천860여 가구에 난방 공급이 중단됐다가 5일 오전 9시부터 순차적으로 공급이 재개됐다.

사고를 조사 중인 일산동부경찰서는 5일 공식 언론브리핑을 통해 "과학수사대의 1차 현장감식 결과 27년 된 노후 관로의 한 부분이 압력을 못 버티고 파열됐다"며 "향후 관련 기관과 합동감식 등을 통해 보다 정밀한 사고 원인을 분석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한국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가 관리하는 문제의 파열 난방배관은 내구연한 50년짜리로 1991년 매설됐다. 경찰의 1차 현장감식 결과, 파열된 부분 외에는 멀쩡한 상태로 확인됐다. 현재 경찰은 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들을 소환조사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밝혀 관리 소홀 부분이 드러나면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형사입건할 방침이다.

하지만 사고 현장인 백석동 일대는 지난해 요진 Y-CITY 인근 도로에서 두 차례 싱크홀(땅거짐)이 발생한 곳으로 이번 사고와의 연관성 우려가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해당 관련성이 없다"며 "당시 싱크홀 사고는 지반공사로 인해 발생한 것이고, 이번 온수관 파열은 노후된 관로 부분이 압력을 견디지 못해 일어난 것이다. 임시 복구가 끝나는 대로 정밀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양시는 이날 시청 재난상황실에서 이재준 시장 주재로 이윤승 시의회 의장, 유은혜 사회부총리, 한국지역난방공사 고양사업소장, 일산소방서장, 일산동부경찰서 경비교통과장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합동대책회의를 열고 사고 수습 및 재발 방지대책을 논의했다.

이재준 시장은 "인명피해가 발생해 매우 안타깝다. 합당하고 빠른 피해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원인자인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피해자 간 보상 관련 협의체 구성에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맡겠다"며 "사망자 장례 절차 진행 및 화상피해자 치료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한국지역난방공사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철저한 원인 규명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고양=조병국 기자 chob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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