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결혼 16년차인 유승환(49)·이윤정(43)씨 부부는 슬하에 둔 중학교 3학년 서희(16)와 1학년 서연(14), 초등학교 5학년 서진(12) 등 세 딸들과 ‘자원봉사의 참맛’을 알아가는 중이다.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세 딸에게 자원봉사 실천으로 ‘나눔과 사랑’의 가치를 알려 주고 싶은 어머니 이 씨의 권유 덕분이었다. 이 씨는 회사에서 임원급으로 바쁘게 일하는 남편에게도 이러한 취지를 설명하고 같이 봉사활동을 다니기로 했다.
이 씨 부부는 4년 전부터 수원시종합자원봉사센터에서 운영 중인 ‘가족봉사단’을 통해 매달 1차례 이상씩 세 딸과 함께 요양기관 등 시설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자원봉사를 다니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가족의 우애’다. 매달 정기적으로 가족 봉사활동을 마친 뒤 다섯 식구가 온전히 모여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서로 봉사활동 소감을 나누는 등 소통의 시간을 가진 게 돈독한 유대관계를 맺게 해 준 원동력이 됐다.
이 씨 부부는 ‘질풍노도의 시기’로 불리는 사춘기를 보내고 있거나 앞으로 경험할 세 딸에게 찾아온 정서적 변화도 자원봉사가 안겨준 선물이라고 했다. 세 딸이 학교에서도 활발한 봉사활동을 벌이면서 올바른 인성을 갖춘 청소년으로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면 가족 자원봉사를 시작한 게 백번 생각해도 잘했다는 판단이 들기 때문이다.
장녀 서희 양은 "어릴 때부터 다양한 봉사활동을 몸소 체험하면서 봉사활동이 어렵지 않고 평소 조금만 시간을 내고 관심만 기울인다면 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걸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이 씨 역시 매달 봉사활동을 나가는 요양시설에서 노인들에게 보다 전문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에 ‘간호조무사 자격증 따기’ 도전에 나섰다. 현재 실습을 마치고 시험만 남은 상태다. 이 씨는 "우리 부부가 솔선수범하고 우리 아이들이 따뜻한 마음을 가진 어른이 돼서 그 자녀들에게 모범이 돼 세상이 조금 더 밝고 따뜻해지길 염원한다"고 말했다.
이 씨 가족은 5일 수원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수원시종합자원봉사센터 개소 15주년 기념식에서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마련된 무대에 올라 청중들에게 이러한 봉사활동 이야기를 발표했다.
임숙자 수원시종합자원봉사센터장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언제나 자기 일처럼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자원봉사자들의 노고에 감사할 따름"이라며 "자원봉사자 처우가 좋은 품질의 봉사로 이어진다는 생각으로 자원봉사자 지원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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