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미추홀구 도화구역 인근 지방산업단지와 기계산업단지의 악취개선 사업비를 누가 댈 것이냐에 대한 해법은 인천 논현(2) 택지개발사업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옛 주택공사)는 1997년 남동산업단지 2단지 인근 논현·고잔 일대에 택지(250만3천925㎡) 개발사업에 나섰다. 서민주택을 공급하고 불법 무허가 건축물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정부 방침이 세워진 것이었다.

허나 그 때만하더라도 남동산단 2단지는 화학업종이 몰려 있어 악취 민원이 들끓던 시절이었다.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한 인천지역 시민단체는 LH의 택지개발사업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남동산단 2단지 코앞에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조성할 경우 더 큰 민원이 일으킨다는 이유에서였다.

LH는 당시 9천662억 원을 들여 2006년까지 1만9천500여 가구 규모의 아파트단지 조성계획을 세웠다.

2000년에 제출한 LH의 ‘인천 논현(2)지구 택지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협의과정에서 진통이 계속됐다. 정부 방침에 따를 수 밖에 없던 LH의 사업추진 의지와 시민단체의 완강한 반대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2005년 LH는 협상 안을 던졌다. 남동산단 내 악취배출업소에 대한 시설개선기금을 내놓겠다는 제안이었다. 남동산단 2단지와 택지개발시업구역 사이에 최대 폭 200m의 완충녹지를 조성하겠다는 당근책을 내놨다.

협의를 거듭한 끝에 협상안은 받아들여졌다. 완충녹지를 조성한 LH는 ‘인천 남동산업단지 악취환경개선기금 협약서’에 따라 2008년 100억 원을 시작으로 2009년 70억 원, 2010년 60억 원 등 총 230억 원을 출연했다.

사실 LH의 악취환경개선기금 출연은 시화·반월산단 인근에 택지를 개발한 수자원공사의 모델을 본 떴다.

수자원공사는 2005년 시흥 정왕동 일대에 택지개발하면서 이들 산단의 대기오염 개선기금으로 300억 원을 출연했다.

인천시는 LH의 남동산단 악취환경개선 기금으로 지금까지 97억 원을 투입해 127개 업체의 시설 개선을 지원했다. 2년 거치 5년 균등분활 상환조건으로 업체에 기금을 지원하고 지원금의 30%는 갚지 않도록 했다.

악취개선 사업은 해당 업체에 악취방지시설을 설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설치한 시설에 대한 사후관리가 더 중요하다. 시설 설치 중심의 단발성이 아닌 시설관리의 연속성이 전제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기금화가 절실하다.

박정환 기자 hi21@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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