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7시 35분께 강원 강릉시 운산동 일대 강릉선 철도에서 승객 198명을 태운 서울행 806호 KTX 열차가 탈선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열차 10량 모두 선로를 이탈했다.

기관차 등 앞 2량은 'T'자 형태로 꺾였고, 선로가 파손됐다. 열차가 들이받은 전신주는 완전히 쓰러져 휴짓조각처럼 변했다.

당시 열차는 시속 103㎞로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구조가 필요한 다급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으나 14명이 타박상 등 상처를 입어 소방당국의 도움으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기관차가 심하게 꺾이면서 기관사 윤모(44)씨도 오른쪽 골반 골절상을 입었으나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규모보다 부상자가 적은 게 천만다행일 정도로 사고현장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01.jpg
▲ 선로 심하게 벗어난 KTX 열차
(강릉=연합뉴스) = 8일 오전 7시 35분께 강원 강릉시 운산동에서 서울행 KTX 열차가 탈선했다. 열차 10량 중 앞 4량이 선로를 벗어났으며 열차에는 모두 198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4호 차에 타고 있던 승객 이모(45·여·강릉시)씨는 "출발 6∼7분 후 충격 때문에 급제동하는 소리가 들린 뒤 '쿵쿵'하는 느낌이 3∼4차례 이어지고서 멈췄다"며 "타고 있던 열차가 왼쪽으로 살짝 기울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승객 채모(53)씨는 "8호 차에 있었는데,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드르륵거리면서 흔들거리더니 앞쪽이 '쿵' 하며 말 그대로 엎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다른 승객도 "눈길에서 브레이크를 밟는 느낌을 받았다"며 "그 이후로 레일을 달리는 게 아니라 둔탁하게 튕기면서 정상적인 진행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승객 방모(22)씨는 "미끄러질 때 뒤집힐 것 같아 의자를 꽉 붙잡고 있었고, 일부 승객들은 비명을 질렀다"며 "열차가 멈췄을 때 열차 기장이 머리를 다친 것을 봤고, 일부 할머니도 머리를 다쳐 피를 흘리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고로 현재 강릉선 진부역∼강릉역 운행이 중단된 상태이다.

서울역∼진부역 구간은 정상 운행 중이다.

코레일은 버스를 이용, 강릉역에서 진부역으로 승객을 이송해 열차를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사고 지점은 강릉 분기점에서 남강릉역 사이다.

이 열차는 오전 7시 30분 강릉역을 출발해 서울역에 오전 9시 30분 도착할 예정이었다.

코레일은 승객 198명을 버스를 이용, 진부역으로 이동시킨 뒤 진부역에서 다른 KTX 열차로 갈아타도록 조치했다.

9시 15분께 승객 수송을 완료하고, 현장 통제에 들어갔으며 중장비를 투입해 복구하고 있다.

하지만 복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강릉에서 출발하는 승객들은 불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번 KTX 탈선사고는 지난해 12월 22일 개통한 강릉선 KTX 열차의 사실상 첫 중대 사고로 기록될 전망이다.

올해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9월 26일 횡성군 KTX 둔내역과 횡성역 사이에서 서울로 향하던 KTX 열차 차체 아랫부분이 미확인 물체와 충돌하면서 1시간 40분가량 지연되는 사고가 있었지만, 탈선과 같은 중대사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열차가 탈선한 원인은 현재 파악되지 않은 상태"라며 "최대한 빨리 수습을 완료해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며 "현 시점에서 사고 원인은 파악되지 않은 상태로 국토부 항공 철도사고 조사위원회 조사를 거쳐 정확한 원인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직후 본부에 상황반을 설치해 사고수습을 지원하는 한편 탈선 원인에 대한 기초조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