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부조작 혐의로 KBO리그에서 영구실격 처분을 받은 이태양(왼쪽)과 문우람이 1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승부조작 혐의로 KBO리그에서 영구실격 처분을 받은 이태양(왼쪽)과 문우람이 1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승부 조작으로 KBO리그 영구 실격 처분을 받은 전 NC 다이노스 투수 이태양(25)이 문우람(26)의 결백을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승부 조작을 한 현역 선수의 실명이 공개돼 파장이 예상된다.

이태양은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잘못으로 인해 억울하게 누명을 쓴 문우람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두 선수는 2015년 브로커 조모 씨와 함께 고의볼넷으로 승부 조작을 한 혐의를 받았다. 이태양은 유죄 판결이 확정돼 KBO로부터 영구 실격 처분을 받았다.

당시 상무 소속이었던 문우람은 프로 입단(2011년 넥센 히어로즈) 동기인 이태양에게 승부 조작을 제의한 혐의로 군사법원 1심에서 벌금 1천만 원을 받았다. 문우람은 이에 불복해 전역 후 항소했으나 2심에서 기각됐다. 이후 대법원도 심리 불속행으로 사건을 종결해 버렸다.

이태양은 "브로커와 나, 그리고 문우람이 2015년 5월 22일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창원지검은 우리를 승부 조작에 공모한 것이라고 단정 지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1차 조사에서 해당 검사는 문우람의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 나에게 돈이 전달됐다고 허위 사실을 얘기했다. 그 거짓말에 넘어가 문우람도 (승부 조작을)아는 것 같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내가 검사에게 속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중에 진술을 번복하려 했지만 아무도 내 말을 듣지 않았다. 문우람은 통장 조회까지 모두 허용했고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때야 검사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브로커가 승부 조작의 구체적인 사례로 들었다며 현역 선수 6명의 실명을 공개하고 "왜 이런 선수들은 조사하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이태양은 NC구단에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구단에서 도와준다고 약속하며 자수를 권유했다. 군대에 다녀오면 구단에서 다시 받아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구단은 언론과의 접촉을 막고 나에 대한 악의적인 인터뷰를 했다. 구단이 지정해 준 변호사는 문우람 무죄에 대해 얘기를 하면 재판에서 불리하게 될 수 있다며 내 입을 막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태양은 마지막으로 "억울하게 희생된 (문)우람이 반드시 재심을 받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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