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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성시민축구단. /사진 = 안성시 제공
안성시가 국내 아마추어 축구리그인 ‘K3’ 진입을 목표로 야심차게 출범한 시민축구단이 선수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졸속 운영되고 있다.

10일 시에 따르면 지역 축구의 저변 확대와 시 브랜드 홍보를 위해 지난해 11월 ‘안성시 시민축구단’을 창단하고 올해 구단 운영예산으로 3억5천439만 원을 편성했다.

시는 초대 감독으로 올림픽 축구대표 상비군 출신인 김승호(41)씨를 선임했다. 선수단 구성은 지역 내 거주하는 만 20세 이상부터 32세 이하의 성인 남성 가운데 2년 이상 선수 경력이 있는 24명으로 채웠다.

하지만 시가 K3리그에 가입하기 위해 납부해야 하는 가입비와 연회비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지 않아 탈퇴하는 선수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경기 출전 및 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K3리그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최소 선수 25명 등 자격 요건을 갖춘 뒤 대한축구협회에 가입비 5천만 원과 연회비 2천만 원을 납입해야 한다. 매년 6∼9월 통상 리그 가입 신청을 받는다.

시는 우선적으로 K3리그 가입기준보다 한 명이 부족한 24명을 선발했지만 올해 6월부터 구단을 나가는 선수들이 나오면서 현재 포지션별로 공격수 4명, 미드필더 4명, 수비수 6명, 골키퍼 1명 등 15명만 남아 있는 상태다. 코치진도 중·고등학교 코치보다 낮은 연봉인 1천516만 원을 받는 것으로 책정돼 있는 데다 겸직이 불가능한 탓에 지원자가 없어 여태껏 공석이다.

이 같은 이유로 대회 출전 경력은 직장인 축구대회 2차례 참가에 그쳤다. 특히 시는 기존 편성한 예산 중에서 1억6천975만 원(47.9%)만 사용하고 나머지 1억8천464만 원(52.1%)은 반납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의 무리한 창단을 지적하는 얘기가 많다.

아마추어 리그 특성상 ‘A급 선수’에 속하지 않으면 개별 선수들은 생계 유지를 위해 별도의 생업을 갖고 축구를 병행할 수밖에 없다. 시는 선수 훈련수당·출전수당·승리수당·훈련비 명목으로 1인당 최대 47만 원가량을 지급하는 것으로 예산을 세웠다. 이런 사정을 알고 구단에 들어온 선수들은 K3리그 무대에서 활동한 경력을 갖고 프로팀으로 이적할 기회를 노려야 한다.

하지만 시민축구단에 들어온 선수들은 시가 추경예산을 통해 K3 가입비와 연회비 확보 등 리그 진출 의지가 보이지 않자 생계 유지와 병역 문제 해결을 위해 구단을 탈퇴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 관계자는 "현재 구단 감독이 선수 발굴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시도 리그 가입 예산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안성=김재구 기자 kj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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