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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찬숙 수주고등학교 교장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 후 ‘불수능’에 대한 논란과 함께 대입제도와 학교 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또다시 거론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수능의 난이도 조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또 다른 이들은 상대평가와 절대평가의 문제라든가, 문·이과 통합 등 창의·융합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시대에 강의식 수업이나 문제 풀이식 수업을 해야만 하는 현실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과거부터 오랜 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그리고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이러한 교육에 대한 논란들은 이것이 누구의 책임인가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을 잘 가르쳐야 하는데 과연 보다 나은 교육방법은 무엇일까에 대한 관심으로 귀결되는 것이라 생각된다.

 특히 최근의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다가오는 미래시대에 대한 관심과 함께 미래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교육 방법에 대한 관심을 더욱 불러 일으키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는 물리학, 디지털, 생물학 분야가 융합돼 경제와 사회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산업시대로, 이미 로봇공학이나 인공지능(AI)과 같은 혁신적인 기술이 우리가 살고 일하는 방식을 크게 변화시키기 시작하고 있다.

 이러한 첨단 기술은 인간의 생활을 보다 편하게 만들겠지만, 한편으로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게 돼 미래사회는 지금과는 매우 다른 양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학교 역시 미래사회를 살아가야 하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하는 곳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고 있다.

 최근 기존의 암기식 교육에서 미래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역량을 교육하는 것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고, 호주, 프랑스, 캐나다, 독일 등 여러 나라에서도 교육과정 개혁의 한 방안으로 역량중심 교육과정으로 변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창의·융합형 인재양성을 교육과정의 중심으로, 학교 교육 전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중점적으로 길러주고자 하는 ‘핵심 역량’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와 같이 볼 때, 미래학교는 자신의 삶의 문제를 능동적으로 해결하는데 역량을 집중하는 교육을 펼쳐 창의성과 문제 해결력, 정보처리 능력, 자기관리 능력, 공동체 의식 등의 핵심역량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를 기르는 곳이어야 할 것이다.

 교육을 바깥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은 우리의 교육이 변하지 않고 과거와 똑같은 교육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요즈음 학교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고민과 함께 많은 변화를 하고 있다. 기존의 문과, 이과에 더하여 다양한 교과중점과정을 구성해 학생들의 진로에 따른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고 융합인재 양성 취지에 따라 2개 이상의 교과를 융합한 융합중점과정도 다수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학생들이 학교 교육을 통해 핵심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교사들이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학생들에게 교과의 개념이나 내용뿐만 아니라 여러 교과 간 연계된 교육 활동을 통해 융합적 사고와 더불어 교과와 연계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에 대해서 본인은 융·복합 시대의 공교육 혁신을 주제로 올해 6월 개최됐던 한국교육학회 연차학술대회에서 ‘학교 차원의 융합교육 실행 방안 탐구’라는 자료로 발표해 교육학계의 여러 사람들과 보다 미래지향적 교육방법에 대해 함께 논의한 경험을 갖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 오랜 기간 교육을 해온 한 사람으로, 학생들의 실제 삶에서 필요한 역량을 길러 줘야 하기 때문에 기존의 지식중심, 교과중심의 교육이 문제라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학생경험 중심의 교육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나날이 발전하는 컴퓨터 기술로 인해 우리에게 너무나 가까이 다가온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우리의 일을 대체하게 되는 미래시대를 이끌어가기 위해 고도의 지적 수준을 요구하는 분야의 인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경기도창의융합교육연구회를 통해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융합교육을 공부하고 실제 중·고등학교에서 융합교육을 실행해 온 교사로서, 학교 교육에 있어서 지식과 경험을 함께 배울 수 있는 융합교육이 융·복합의 미래시대를 위해 필요한 교육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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