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내부적으로 결론 낸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가능성이 거의 사라진 만큼 이제 초점은 그의 답방 시기가 내년 1∼2월로 보이는 2차 북미정상회담 이전일지 이후일지에 맞춰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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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연내 답방 안갯속_내년 초 가능성 (PG) /연합뉴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올 연말에 서울을 방문하는 것은 이제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을 재촉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그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는 관측은 나온 적이 있지만, 청와대 관계자가 연내 답방이 어렵다고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이 '가까운 시일 내' 서울을 방문키로 한 남북 정상의 평양공동선언에 따라 연내 답방을 추진했지만, 북한으로부터 긍정적인 답을 얻지 못했다.

북한 측은 최고지도자의 사상 첫 방남에 따른 경호·안전상의 문제와 함께 북미협상 난항으로 답방 시기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 측의 사정으로 연말 답방이 어려워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한미정상회담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김 위원장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받았다고 공개하는 등 조기 답방을 지속해서 요청했다.

이처럼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기대감을 키워왔던 청와대는 북한 회신의 물리적인 '마감 시한'으로 여겨졌던 지난 9일 "재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면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고, 그의 답방이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됐다.

물론 김 위원장이 결단만 한다면 현재로서도 연내 답방이 가능하다는 청와대 일각의 시각도 없지 않지만, 정부의 답방 준비 기간이 열흘가량 소요되는 데다 오는 17일이 김 위원장 선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7주기이고 연말이 북한 내부의 총화(결산) 기간인 점 등을 고려하면 그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이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제는 그가 2차 북미정상회담 이전에 답방할 수 있느냐로 관심이 옮아가는 분위기다.

김 위원장의 조기 답방이 힘들어진 이유가 연내냐 내년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북미 간 협상 상황에 기인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상징적인 의미의 연내 서울 방문이 물 건너갔다고 판단하면 굳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이전에 답방하는 게 실익이 있느냐도 고려 요소로 제기된다.

북미정상회담에서 제재 완화를 비롯한 성과를 낸 뒤 이를 토대로 서울을 방문하면 남북 서로가 주고받을 게 많을 수 있어서다.

해가 바뀌면 북한으로서도 북미정상회담 준비에 올인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고려할 요소가 많은 답방에 전념할 여력이 없을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볼 수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 이전 답방 여부에 대해 "우리는 내년 초도 열어놓지만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며 "지금으로선 김 위원장이 올 연말까지는 답방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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