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쉐라톤 그랜드 인천호텔에서 열린 ‘제391회 새얼아침대화’에서 이희옥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중국 전략환경의 대전환과 한국에 주는 의미’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새얼문화재단 제공>
▲ 12일 쉐라톤 그랜드 인천호텔에서 열린 ‘제391회 새얼아침대화’에서 이희옥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중국 전략환경의 대전환과 한국에 주는 의미’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새얼문화재단 제공>
"우리 기업이 중국에서 고전하고 대중 수출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드’ 보복 조치나 한류 금지령 등이 주요 원인이 아니라 중국시장과 중국 기업들로부터 경쟁력을 잃은 것이고, 4차 산업에 기반한 ‘패스트 퍼스트 무버(Fast First Mover)’가 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계속 그럴 수 있다."

12일 쉐라톤 그랜드 인천호텔에서 열린 ‘제391회 새얼아침대화’에서 강사로 나선 이희옥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중국연구소장)가 한 말이다.

이 교수는 국제정치학 특히 중국학에 정통한 인물로 알려졌으며, 올해 있었던 남북 정상회담의 자문단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중국 전략 환경의 대전환과 한국에 주는 의미’라는 주제로 최근 중국의 혁신과 미중 관계, 한국의 역할 등에 대해서 고견을 전했다.

이 교수는 "세계 역사의 중심에 있었던 중국이 1840년 아편전쟁 이후 서구 열강에 의해 약 170년 간 일시적으로 수축됐던 시기는 있었지만 궁극적으로 중국은 과거의 영화를 다시 한번 되찾으려고 한다"며 "시진핑 주석의 국가 전략 로드맵에 따라 2023년에는 선진국으로서의 기틀을 잡고, 2050년께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중 무역전쟁은 미국이 경제대국을 추구하고 있는 중국을 ‘중진국의 한계’에 가두고 ‘제조 2025’와 같은 혁신전력을 억제하려는 의도라고 했다.

이 교수는 "하지만 중국은 미국산 제품의 구매 확대를 통한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고 국제적 규범을 따르면서도 앞선 기술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해 선진국과의 ‘기술 냉전’ 시대를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이 미국과의 지속적 타협을 통해 중국의 내수시장을 개방하면서도 기술의 자주적 혁신을 통해 중산층을 확대하고 내수시장을 키워 나가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시진핑은 지난해 7월 2030년 세계 1위를 목표로 ‘인공지능(AI) 발전계획’을 발표했고, 지난 10월에 열린 중앙정치국 집체학습에서는 AI를 주제로 당원학습을 벌이고 있다"며 "중국은 연간 55억 달러(미국 12억 달러)를 투입해 AI와 5G, 빅데이터가 융복합된 첨단기술 개발에 국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4차 산업혁명의 기술력과 개혁개방 전략을 현재 북한이 중국을 통해 배우고 있으며, 한국이 서둘러 북한을 위한 자본주의 교육시스템을 마련해 적용하지 못하면 북한은 중국을 통해 ‘중국식’으로 변해 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한국이 북한의 핵 문제와 개혁·개방 등을 주도하지 못하면 한반도는 10년 후에 다시 중국과 미국에 종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이 중국에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껑충 뛰는 영양을 사자가 넘보지 않듯이 강하면서 융복합적인 문제 해결능력이 있다는 신호를 양국에 보내야 한다"고 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