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에서 NC 다이노스로 옮긴 자유계약선수(FA) 양의지는 계약금으로만 60억 원(4년간 총액 125억 원)을 받는다. 계약금이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에 달한다. NC와 3년간 최대 20억 원에 사인한 모창민도 총액의 40%에 이르는 8억 원의 계약금을 받는다.

10개 구단은 FA 상한액을 4년 총액 80억 원으로 묶고 계약금은 총액의 30%를 넘길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FA 제도 변경을 추진했다. 구단 간 과도한 지출 경쟁을 막고 한꺼번에 너무 많은 계약금을 주는 관행도 깨 보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프로야구선수협회의 반대로 무산돼 지킬 의무는 없다. 다만, 구단들이 합의한 ‘합리적인 투자’란 명분을 스스로 걷어찼다는 점에선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내부 FA를 모두 잡은 SK 와이번스만 이 계약금 30% 상한을 지켰다. SK는 최정에게 6년간 총액 106억 원 중 계약금 32억 원, 이재원에게는 4년간 총액 69억 원 중 계약금 21억 원을 줬다. SK의 한 관계자는 12일 "애초에 계약할 때 계약금은 30%로 묶는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전했다.

선수들은 계약금을 많이 받기를 희망한다. 연봉은 해마다 10개월씩 나눠 받지만 계약금은 2∼3번에 걸쳐 받는 큰 목돈이기 때문이다. 미국·일본 야구판의 ‘사이즈’를 KBO리그가 따라잡을 수 없기에 한국 선수들이 연봉보다 계약금에 치중한다는 견해도 있다.

미국이나 일본프로야구 선수들이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을 연봉으로 받는 것과 달리 KBO리그 선수들의 연봉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미국과 일본에선 연봉이 높은 대신 FA 계약 때 계약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훨씬 작다. 올해 FA시장에 남은 선수는 11명. 이들의 계약금은 총액의 몇%에서 결정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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