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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트 인천점이 입점해 있는 신세계백화점 전경. /사진 = 기호일보 DB
"나 이마트 왔는데 물건이 거의 없어. 장 보러 왔는데 어떡하지?"

영업 종료를 앞둔 인천시 미추홀구 관교동 이마트 인천점에 장 보러 온 고객들의 당황한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 나왔다.

12일 오후 이마트 인천점의 상품 진열대는 휑했다. 진열대 절반 이상이 비었다. 가정용품 매장은 침구류 몇 세트를 빼곤 상품이 전무했다. 지하 1층 매장의 한쪽은 매대마저 없애고 칸막이로 막아 흡사 창고를 연상케 했다.

이날 인천점에서 만난 시민들은 단골가게가 없어지는 느낌이라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2002년 8월 개장해 16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고객들을 맞던 곳이다. 개장 때부터 이곳으로 2주치 장을 보러 왔다는 70대 노부부는 "다른 곳보다 식료품이 신선했고,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식사하면서 남편과 데이트하는 기분을 느꼈었다"며 "역시 마트가 들어올 테지만 인테리어가 변경되면 추억이 깃든 곳의 분위기가 바뀌니 섭섭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이용하며 브랜드에 대한 믿음과 정이 생겼다는 시민도 있었다. A(59·구월동)씨는 "초창기부터 이용하던 고객으로서 나도 모르게 정이 생겼다"며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듣고 둘러보러 왔다가 세일하는 요구르트 한 묶음이라도 사 간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매대 진열을 담당하는 직원은 계약 문제로 표정이 어두웠다. B씨는 "정규직이 아니라서 매장이 문을 닫고 용역업체와 계약이 끝나면 잠시 일을 쉬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규직 직원은 인천지역의 다른 지점으로 발령 나 일자리 고민이 없지만 계약직 직원들은 용역업체가 이마트와 재계약하지 않으면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

인천점은 오는 16일 문을 닫는다. 내년부터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자리에 롯데백화점이 들어오기로 하면서 지하 1층을 사용하던 이마트는 롯데마트로 바뀐다. 지난해 11월 대법원이 신세계가 인천시와 ㈜롯데인천개발을 상대로 제기한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소유권 이전등기 말소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롯데의 손을 들어줘서다. 롯데마트 측은 내부 인테리어 공사기간 등을 고려해 개장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고객들의 이용편의와 회사의 매출을 생각해 빠른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공사와 직원 고용 등의 현실적인 문제로 1월 중순까지는 문을 열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장원석 인턴기자 ston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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