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된 인천은 또 하나의 ‘빅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바로 ‘한중일 문화장관회의’다. 한중일 3국이 매년 돌아가면서 문화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있는데, 내년은 한국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된 도시 인천에서 열릴 차례이기 때문이다.

 한중일 문화장관회의는 내년이면 11회째를 맞는다. 이 행사는 한중일 3국이 문화 협력과 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매년 순차적으로 열고 있는 정부 간 회의다.

 그동안 3국은 10회에 걸친 한중일 문화장관회의를 통해 문화예술 교류, 문화유산 보호, 문화산업과 저작권 보호 등의 분야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국가 간 교류 확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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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시아 문화도시의 시작

 지금의 동아시아 문화도시를 있게 한 한중일 문화장관회의는 2012년 5월 5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제4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다. 당시 ‘3국간 문화다양성 존중’이라는 기치 아래 ‘동아시아의 의식, 문화 교류와 융합, 상대 문화 이해’라는 3대 정신을 실천하고자 공동 브랜드로 ‘동아시아 문화도시’를 만든다. 오랜 갈등과 반목을 도시 간 문화 교류와 협력을 통해 해소해 나가자는 취지에서다.

 이후 한중일 3국은 각 나라의 문화적 전통을 대표하는 도시 한 곳씩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뽑아 한자리에서 발표했다. 2013년 9월 28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에서 한국 광주시와 중국 취안저우(泉州)시, 일본 요코하마시를 첫 번째 동아시아 문화도시이자 2014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공식 선정했다.

 이렇게 동아시아 문화도시와 한중일 문화장관회의가 행보를 같이 하기로 했다.

# 한중일 문화장관회의 발자취

 ‘제6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는 2014년 11월 29일부터 30일까지 첫 번째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뽑힌 일본 요코하마시에서 열렸다. 3국은 이 회의에서 동아시아 문화 협력 강화를 위한 ‘요코하마 공동성명서’를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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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동아시아 문화도시 교류, 예술가 교류 및 양성, 문화시설과 문화기관 교류, 문화유산 보호 협력, 문화산업 협력과 저작권 보호 강화, 정부 간 대화창구 다양화 등 문화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또 한중 문화교류회 구성에 합의했고,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양국 간 문화 교류를 통한 상호 이해 확대와 관계 개선 계기 마련에 공감했다.

 아울러 2015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한국 청주시, 중국 칭다오(靑島)시, 일본 니가타시를 각각 선정하고 국가별 문화도시 행사와 교류 행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제7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는 2015년 12월 19일부터 20일까지 중국 칭다오시에서 열렸다. 3국은 이 자리에서 향후 3년간 한중일 문화 교류의 실천 방향과 내용을 담은 ‘2015∼2017 칭다오 액션플랜’에 공동 서명했다.

 칭다오 액션플랜은 동아시아 문화도시를 통한 문화 교류의 심화 발전, 한중일 예술제의 역외 지역 개최, 문화산업 분야의 교류·협력 확대, 문화예술 분야 및 문화기구 간 교류 강화, 문화유산의 보호·계승을 위한 협력, 3국 청소년 간 교류의 고무, 문화의 힘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 등이 담겨 있다.

 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 및 패럴림픽’,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등 앞으로 개최되는 국제 경기 등을 계기로 한 3국 간 공동 협력사항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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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함께 2016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한국은 제주도, 중국은 닝보(寧波)시, 일본은 나라시를 각각 선정해 발표했다.

 ‘제8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는 2016년 8월 27일부터 28일까지 제주도에서 열렸다. 3국은 문화 협력에 대한 공동합의문인 ‘제주 선언문’에 서명했다.

 제주 선언문은 한중일 문화 발전을 위한 비전의 구현과 이행 강화, 동아시아 네트워크 협력체계 구체화, 한중일 공동의 문화가치 발굴과 인적 교류 확대, 한중일 문화올림픽 프로그램 실현을 통한 상생 발전 구현, 문화유산 교류·협력의 지속 추진 등을 담고 있다.

 특히 한중일 3국에서 개최될 올림픽이 미래 세대의 문화자산으로 남을 수 있도록 문화와 스포츠를 융합한 ‘한중일 문화올림픽’ 개최를 위한 공동 협력 방안이 담겨 진일보한 합의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은 2017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한국 대구시, 중국 창사(長沙)시, 일본 교토시를 각각 선정했다.

 ‘제9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는 2017년 8월 26일 일본 교토시에서 열렸다. 3국은 당시 회의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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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때 채택한 ‘교토 선언문’은 동아시아 문화도시 사업의 충실화, 한중일 3국 간 예술가·청소년 교류 촉진, 문화시설 간 교류 촉진, 문화유산의 보호·계승 추진, 문화산업 분야 및 저작권 보호 협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한중일 3국 문화장관들은 2018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한국 부산시, 중국 하얼빈(哈爾濱)시, 일본 가나자와시가 각각 선정됐음을 발표하고 선정패를 수여했다.

 ‘제10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는 올해 8월 29일부터 31일까지 중국 하얼빈시에서 열렸다. 그동안 채택한 ‘2015∼2017 칭다오 액션플랜’과 ‘2016 제주 선언문’, ‘2017 교토 선언문’ 등에 근거한 사업들을 평가했고, 한중일 3국의 문화 교류·협력을 확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하얼빈 선언문’을 발표했다.

 한중일 3국 문화장관들은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기간에 한중일 공동 문화행사가 성공적으로 개최된 것을 높이 평가하고, 이어지는 ‘2020 도쿄 올림픽 및 패럴림픽’,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에서도 3국이 참여하는 공동 문화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임을 확인했다.

 3국은 하얼빈 선언문을 통해 3국 도시의 자율적인 대외 교류 추진을 격려하는 동시에 동아시아 문화도시와 유럽 문화수도 및 아세안 문화도시 간 교류를 추진해 기존의 동아시아 문화도시 네트워크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그동안 성공적인 협력모델 역할을 해 온 국립박물관 간 협력을 국립미술관 및 국립문화예술기관 간 협력으로 확대해 나가는 데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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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울러 한중일 협력에서 문화산업이 차지하는 위상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하고, 3국의 문화 관련 기업 및 업계 대표가 한중일 문화산업포럼을 통한 기회의 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정보를 교류하고 협력을 도모하며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2019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한국 인천시, 중국 시안(西安)시, 일본 도쿄도 도시마구를 선정하고 선정패를 수여했다.

 한중일 3국은 각국 국민들의 상호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동아시아 문화도시를 비롯한 지역 간 다양한 문화 교류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그리고 ‘제11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는 2019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된 도시 인천의 아트센터 인천에서 내년 8월 말 열릴 예정이다. 문화장관회의와 함께 공동선언문 서명식, 2020년도 동아시아 문화도시 선정 선포식 등이 진행될 계획이다. 더불어 그동안 수차례 실시된 회의의 성과를 바탕으로 더욱 깊이 있고 심화된 한중일 문화 협력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 이 기사는 기호일보와 인천문화재단이 협력해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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