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논현경찰서 조민철 경위가 남동구 논현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절도 범죄 해결을 위해 폐쇄회로(CC)TV 영상을 살피고 있다.
▲ 인천 논현경찰서 조민철 경위가 남동구 논현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절도 범죄 해결을 위해 폐쇄회로(CC)TV 영상을 살피고 있다.
지난해 12월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의 창대시장 인근, 이른 아침 일터에 나온 한 철물점 주인은 금세 가게 안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 챘다. 불안감에 여기저기 살피던 그는 곧 있을 딸의 결혼식에 보태려고 가게에 따로 모아둔 금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피해 금액은 당시 시가로 4천여만 원에 달했다.

피해 신고를 받은 경찰은 수사에 나섰지만 기대와 달리 현장에는 단서가 될 만한 흔적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 철물점 방향을 찍고 있는 폐쇄회로(CC)TV를 발견했고 곧바로 분석에 들어갔다. 동선 추적 결과, 유력 용의자는 새벽에 철물점을 나와 택시를 타고 PC방으로 이동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용의자를 특정한 경찰은 그가 PC방을 자주 이용한다는 것을 알아냈고, 설을 앞둔 지난 1월께 서울시 종로구의 한 PC방에서 용의자를 검거했다. 또 그가 일주일 정도 머물기 위해 잡아놓은 방에서 금괴 24개 중 19개를 찾았다.

당시 수사를 맡았던 인천 논현경찰서 조민철(39) 경위는 이 같은 침입 강·절도 범죄 전문수사관이다. 지난 2005년 8월 경찰에 입문해 2009년 2월부터 10년째 강력팀에 몸담고 있다.

조 경위는 침입강·절도 범죄의 경우 먼저 현장 증거 수집이 이뤄진다고 말한다. 가장 기초적으로 감식 수사를 진행해 범인이 남긴 지문과 발자국, 간혹 유리를 깨다 흘린 혈흔 등을 수집하고 범행 수법을 살핀다. 이러한 증거는 경찰 내 수법범죄시스템을 활용하면 기존 피의자들과 매칭이 가능하다. 침입강·절도 피의자들은 가장 익숙하고 자신 있는 수법으로 일관되게 범행을 저지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치하는 피의자가 없거나, 현장 증거가 미비하다면 CCTV가 사건 해결의 열쇠다. 운이 나빠 범행 장소를 찍는 CCTV가 없기도 하지만, 이때는 분석 범위를 넓혀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추정해 용의자를 특정한다. 평균 걸음 속도나 차량 속도를 토대로 예상 시간에 해당 인물이 다음 화면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어딘가 들렀다는 추측이 가능한 식이다. 짧게는 몇 시간 분량, 길게는 몇 주 분량의 CCTV를 분석한다.

그나마 최근 인천지역 침입강·절도 범죄가 줄고 있지만 여전히 크고 작은 피해는 끊이지 않는다. 증거가 거의 없거나 집을 비운 지 오래돼 범행 일자가 특정되지 않을 때의 검거율은 50%도 되지 않는다.

조 경위는 "최근 치안서비스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만큼 최대한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하지만, 범인을 잡지 못할 때는 너무나 죄송스럽다"며 "간혹 피해 물품이 없더라도 침입강·절도 시도 흔적이 있다면 바로 신고해야 하며, 경찰 역시 시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더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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