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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익 (전)인천환경공단 이사장

올해 우리는 지난 1904년 기상청 관측 이래 114년 만에 최악의 폭염 사태를 경험했다. 그럼에도 지난 10월 송도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 총회에서 채택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에 대해서는 국내외 언론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기후변화 회의론자인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회원국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했다. 지금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학계와 전문가 사이에 치열한 논쟁과 대립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진실 게임의 양상을 띠고 있다.

 먼저 기후변화를 주장하는 측을 살펴보자.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의 억제 필요성이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돼 지난 1992년 리우 UNEP(유엔환경계획) 지구정상회의에서 UNFCCC(유엔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됐다.

 그 이후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1997년 교토의정서 채택을 거쳐 2015년 제21차 프랑스 파리 당사국총회에 이르게 된다. 아울러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재원 지원 방안으로 GCF(녹색기후기금)가 설립돼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에게 장기 재정 지원을 하는 재원 메커니즘이 마련된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은 IPCC에 의해 2007년 제4차 보고서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제기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1906∼2005년 간 지구의 평균 기온이 0.74℃ 상승했고 90%가 인간 활동에 기인한다. 특히 1960년 이후 지구의 평균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했으며 21세기 말에는 지구의 평균 온도가 최대 6.4℃ 상승, 해수면은 59Cm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이산화탄소는 산업혁명 전 280ppm에서 2005년 379ppm으로 높아졌다. 그로 인한 영향이 국지적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PCC와 함께 2007년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엘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저서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2006)」, 「균형 잡힌 지구」(1992)를 통해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로 인한 인류의 대재앙이 초래될 것임을 주장했였다.

 또한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제프리 삭스는 저서 「커먼 웰스(COMMON WEALTH」(2005), 「지속가능한 발전의 시대」(2015)에서 그리고 미 UCLA 교수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베스트셀러 「문명의 붕괴」(2005), 존 벨라미 포스터, 프레드 맥도프 「환경주의자가 알아야 할 자본주의의 모든 것」(2012)에서 기후변화의 불가피성과 이에 대한 대응 필요성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다음으로 이에 반대하는 주장을 보도록 하자. 우선 고인이 된 하름 데 블레이 교수는 「『왜 지금 지리학인가」(2015)에서 지구 온난화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하고 있다. 또 2008년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미국의 폴 크루그만 교수는 기후변화 주창자들을 ‘우리 행성의 배신자’라고 극언하고 있다.

 한편 독일의 비외른 롬보르드는 「회의적 환경주의자」(2005)와 「진정하라」(2007)에서 그리고 미국의 프레드 싱거와 데니스 에이버리는 「기후 온난화에 속지마라」(2009)에서 과학적인 데이터를 제시하면서 기후변화의 허위성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그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생물종 서식지 파괴, 전염병 증가, 농업생산성 저하, 이용가능한 물의 부족, 자연재해 증가 주장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들 상반된 주장의 근원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원인이 규명될 수 있는가?

 현재로서는 각자 주장하고 있는 관찰 결과와 원인 분석 시각 및 기간 단위가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즉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불과 몇 백 년간 기후변화와 수만, 수십 만, 수백 만년을 분석 단위로 하는 기후변화는 결코 일치할 수는 없으리라.

 또한 이산화탄소 배출과 기후변화의 상관관계와 선후관계 역시 논란의 소지를 다분히 안고 있다. 양비양시론(兩非兩示論) 또는 불가지론(不可知論)이라 할까. 어떠한 주장이든 환경보호를 통해 하나뿐인 지구를 우리 인류가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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