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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윤희 의정부경찰서 교통과 경장
오토바이의 위험한 운전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는 신고 전화를 종종 받는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이륜차 배달음식점하면 떠올리는 것은 중국 음식점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1인 가구가 늘어가고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메뉴를 배달 받을 수 있게 됐다.

 2017년 2월 기준 배달앱 월 이용자는 약 536만 명에 달한다. 2016년 7월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음식업 배달 종사자 약 2만여 명 중 50%가량이 배달대행업체 소속인 것으로 추산됐으며, 현재는 35만 명으로 추산된다.

 우리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이 변화의 내면을 들여다 보면 그 안에는 생명이 자리하고 있다. 배달산업의 증가와 함께 이륜차 이용자 또한 증가, 그로 인한 교통사고 역시 증가하고 있다.

 교통사고 분석시스템(TAAS)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만433건이던 이륜차 교통사고가 2017년에는 1만3천730건으로 32%가량 증가했다. 최근 5년간 이륜차 교통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람들은 자그마치 2천여 명에 달하고, 부상자 역시 7만4천여 명에 달한다.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신호위반과 곡예운전을 일삼는다.

 배달대행업체나 중개업체 소속 종사자들은 월 고정급여가 아닌 배달 한 건당 500원에서 1천 원의 수수료를 받는 시스템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더 많은 콜을 받기 위해 운행 중 단말기를 사용하거나, 더 많은 배달을 해내기 위해 신호위반이나 역주행 등 무리한 운행을 하게 되는 것이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사람들은 빠른 속도의 이륜차로 인해 위험에 처하기도 하고, 차량운전자는 큰 사고를 피하려다 부상을 입기도 한다. 보행자의 위치에서 바라보면 이륜차는 갑의 입장일 것이다. 차량의 위치에서 바라보면 이륜차는 보호돼야 할 을의 입장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폭 운전 중인 이륜차는 보행자뿐만 아니라 차량에게도 위협의 대상이 된다. 이륜차 운전자의 교통안전을 위해 배달대행업소를 방문해 교육을 진행할 때였다. 종사자들은 신호위반을 하거나 인도주행을 하는 등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으면 자신의 생명을 위협받는다는 것을 알지만, 빨리 배달하려면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며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배달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편리함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업무에 임하는 종사자들의 자세는 과연 사명감일까.

 우리가 배달대행 서비스를 통해 얻는 그 편리함이 단지 수수료 약 1천 원의 가치는 아닐 것이다.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는 이륜차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한 번쯤 "빨리! 배달해주세요"가 아닌 "안전하게만 와주세요"라고 건네는 선진 국민이 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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