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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주택에서 층간소음과 흡연으로 인해 주민들 간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 = 기호일보 DB
"층간소음 때문에 고통을 받는 주민이 많습니다. 이웃을 위해 큰소리가 나는 행동은 자제해 주시길 바랍니다."

인천시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지난주 오전 10시께부터 층간소음 유발 자제를 부탁하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그동안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지자 경비실과 관리사무소 등에서 중재를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해결되지 않아 선택한 조치였다.

‘이웃 단절’과 ‘소통 부족’이 원인으로 꼽혔던 주민 갈등이 오히려 원도심 공동주택에서는 해결이 어려운 모양새다. 이웃 간 친분으로 피해를 참거나 경비원 등이 자제를 부탁하더라도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도 많다. 층간소음뿐 아니라 계단 흡연, 주차 문제, 반려동물 등 피해 사례는 다양하다.

동구의 한 아파트 1층에 거주하는 A씨는 새벽마다 위층에서 창밖으로 물을 뿌려 고민이다. 베란다 청소 등 남은 물을 창밖으로 흘려보내 그 물이 고스란히 창문을 타고 내려와 얼기 일쑤다. 몇 번이나 "그러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이웃끼리 그럴 수도 있지 뭘 그러냐"는 대답이었다.

중구의 또 다른 아파트에 사는 B(71)씨는 아파트 층간 계단에서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버리는 이웃이 있지만 차마 말하지 못하고 자신이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신도시 아파트나 새로 입주하는 공동주택은 입주자 간 대책회의도 갖는 등 체계적으로 갈등을 방지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반면 원도심에서는 주민끼리 친하기도 하고, 노인인구 비율이 높아 피해가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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