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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연합뉴스
인천의 한 기초자치단체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의 ‘갑질 행각’이 논란거리다.

16일 해당 지자체에 거주하는 복수의 제보자들에 따르면 A지자체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B씨가 자신의 개인적인 일에 A다문화지원센터(센터) 직원들을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 9일 오후 센터 직원 4명이 센터에서 수십 분 거리에 있는 B씨의 집으로 이동해 배추를 절이고 파를 다듬는 등 김장을 위한 사전 작업에 동원됐다고 했다. 지난해 가을께는 B씨가 자녀 결혼식을 앞두고 사무실로 청첩장을 가져와 일부 직원들에게 청첩장을 봉투에 넣고 수량을 세 쇼핑백에 발송지별로 분류하는 등 발송 전 분류 작업도 시켰다는 것이다.

지난해 여름에는 통·번역 업무를 위해 채용된 외국인 여성에게 사무실에서 B씨가 가져온 이불의 바느질도 시켰다고 한다. 당시 외국인 여성은 만삭의 임신부였다. B씨는 "임신부는 운동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이불 정리를 맡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올해 말 퇴임을 앞두고 직원에게 금이 박힌 감사패를 요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내년에 센터장이 바뀌면서 B씨가 퇴임을 앞두고 있는데, 직원들에게 금이 박힌 감사패를 해 달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센터에서 진행된 행사에서 직원들은 십시일반 모은 돈과 회비 등으로 98만 원 상당의 금이 들어간 감사패를 B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의 또 다른 관계자는 "B씨가 지역과 다문화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다 보니 직원들이 부당한 처우를 받아도 문제제기를 잘하지 못한다"며 "B씨에게 잘못 보여 찍히기라도 하면 안 좋은 소문이 퍼지고, 이후 다른 직장을 구하는 데 불리하게 작용할까 하는 불안감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센터의 관리·감독 권한을 지닌 해당 지자체는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이다. A지자체 관계자는 "담당부서 직원들이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아 자세한 내용을 잘 알지 못했다"며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철저히 조사해 잘잘못을 가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B씨는 "우리 집 김장은 토요일에 했고, 한 선생님이 배추를 달라고 해서 뽑아간 적은 있다"며 "청첩장을 돌리는 데 직원들을 동원한 적은 없으며, 이 같은 의혹은 퇴임을 앞둔 나를 흠집 내고 먼지를 털어 보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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