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시장에서 분양가 4억 원 이하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낮아지고 있는 반면, 12억 원 초과의 고가 분양은 청약자 유입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부동산정보 서비스 ㈜직방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의 2018년 전국 아파트 분양가격대별 1순위 청약결과를 분석한 결과, 2억~4억 원 이하 7.2대1, 12억 원 초과 22.7대1로 세 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그 외 분양가격대별 2018년 1순위 청약경쟁률은 2억 원이하가 0.4대1로 가장 낮았다. 4억 원 이상 구간은 20대1 이상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면서 2017년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저가 분양가일수록 상대적으로 낮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고, 지난 2017년에 비해 2018년 청약경쟁률도 낮게 나타났다.

2018년 6억원 이상의 아파트 분양비중은 11.6%로 10%를 돌파했으며, 2017년 7.8%에 비해 3.8%p 증가했다. 분양의 80% 이상을 차지했던 2억~6억 원이하 분양가격대의 비중은 2018년 86.6%로 2017년의 88.6%에 비해 소폭 줄었다.

특히 2억~4억 원 이하 분양가격대는 65.1%에서 59.4%로 줄었고, 2015년과 비교하면 약 15%p 이상 감소했다.

6억 원 이상의 아파트 분양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은 낮은 수준이지만 비교적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억 원 이하의 분양비중이 2018년 1.7%로 12억원 초과 1.6%와 비슷하게 분양이 이뤄지면서 고가 분양 상품 증가는 대세가 되고 있다. 높은 분양가에도 양호한 청약 실적을 기록하고 있어, 건설사들에게는 분양가 인상에 대한 판매 부담도 덜하다.

수요자들이 분양가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는 일반적인 인식이 최근 분양시장에서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고 있다. 높은 분양가라도 입지와 상품성이 충분하다면 오히려 가격 수용도는 더 유연해지고 있다. 그에 반해 입지와 상품성이 떨어지면 가격에 상관없이 수요자들에게 외면을 받는 경향성이 강해지고 있다.

전반적인 매매가격의 상승과 신규 분양아파트가 지역 랜드마크가 되면서 가격을 선도하는 양상이 최근에 분양수요자들에 대한 가격 민감도를 변화시키고 있다.

㈜직방 관계자는 "다만 이는 호황국면에 나타나는 시장 특성으로 볼 수 있어 향후 시장 트랜드로 굳어질지는 미지수다"며 "고가 분양에 대한 수요자들의 거부감이 줄어들고 가격 유연성도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나는 만큼 분양보증단계에서 분양가 인하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분양가 인상에 따른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이 반복되면서 매매시장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노훈 기자 nhp@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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