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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석승 21C안보전략연구원 원장
금년 2018년은 적어도 북한에게 있어서는 가히 괄목(刮目)할 만한 변화를 보였던 한 해였다.

 집권 7년 동안 단 한 차례도 국제사회에 얼굴을 내밀지 않던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나라와 중국의 정상과 3차례,‘철천지 원쑤의 나라’라 매도(罵倒)했던 미국 대통령과 한 차례 정상회담에 임하였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대내적으로는 4월 중순 당 중앙위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주동적인 행동과 노력에 의해 전반적 정세가 혁명에 유리하게 급변하고 있다"고 전제하는 가운데 줄곧 강변해 오던 ‘핵-경제 병진노선’의 빛나는 결실을 전기(轉機)로 하여 "세계적인 정치사상강국, 군사강국의 지위에 확고하게 올라선 현 단계에서 전당, 전국이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것이 우리 당의 전략적 노선"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단하고 공화국 북부 핵시험장 폐기"를 선언하면서 "인적 물적 자원을 총동원해 강력한 사회주의경제를 세우고 인민생활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투쟁에 모든 힘을 집중할 것"을 역설했다.

 이런 북한의 대외 및 대내 정책 변화 움직임은 김정은의 집권 7년차에 접어들어서 처음으로 나타난 것이었기 때문에 한동안 교착됐던 남북한 관계는 서서히 개선되는 움직임을 나타내게 됐고,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촉즉발의 긴장상태를 나타냈던 한반도 주변정세도 긴장과 대립, 갈등과 분열의 구조에서 벗어나 평화와 공존공영의 기류를 형성하게 됐다. 그러나 2018년을 불과 10여 일 앞두고 있는 지금, 미국 재무부에서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북한의 인권유린에 대한 책임을 물어 최룡해 조직지도부장과 정경택 국가보위상, 박광호 선전선동부장 등 3인을 인권제재 대상으로 올려놓아, 양국관계를 낙관적으로 보기만은 어렵게 하고 있다.

 이런 미국의 조치에 대해 북한의 로동신문 등 각급 관영매체들은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오직 자력갱생, 간고분투의 정신으로 피를 끓일 때 우리의 붉은 기는 더욱 붉어질 것이며 혁명의 최후 승리도 앞당겨질 것"이라 역설하면서 "미국이 그 어떤 제재와 압박을 가해도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런 일련의 상황 전개는 미-북관계는 물론이고 남북관계의 개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악재(惡材)이기는 하나, 미-북, 남-북한 최고 정상들이 합의한 ‘판문점선언, 센토사선언, 평양선언’ 등에 비춰 볼 때, 충분하게 제기될 수 있는 사안이라 판단되기 때문에 쌍무적 다자적 접촉과 대화를 통해 해결될 수 있는 여지(餘地)는 많다고 보여진다. 다만 날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유엔을 비롯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압박이 북한당국의 ‘가시적이고 세부적인 핵폐기조치’의 제시 없이는 결코 완화되거나 약화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이 점을 감안해 북한당국이 환골탈태(換骨奪胎)의 입장과 자세에서, 스스로 ‘변화의 당사자’라는 차원에서 납득할 만한 이행, 실천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야말로 북한이 국제사회에 ‘정상국가’로 새롭게 데뷔할 수 있는 미래의 전기(轉機)가 되고,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인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첩경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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