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도시역사관 기획특별전인 ‘오래된 가게, 인천 노포(老鋪)’가 18일 인천시 연수구 인천도시역사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려 시민들이 지역의 노포에서 쓰던 물품과 사진, 영상자료 등을 살펴보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인천도시역사관 기획특별전인 ‘오래된 가게, 인천 노포(老鋪)’가 18일 인천시 연수구 인천도시역사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려 시민들이 지역의 노포에서 쓰던 물품과 사진, 영상자료 등을 살펴보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노포(老鋪·오래된 가게)’에서 인천의 산업화 흔적을 찾는다. 근대 역사를 간직한 인천은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됐다. 그런 인천이 1960년대 전환기를 맞는다. 정부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국가산업단지가 형성되면서 산업화와 도시화가 본격화한다. 사람이 살 만한 동네가 되면서 유입인구도 급격히 늘었다. 서민들의 삶도 윤택해지면서 각양각색의 상점들이 지역 곳곳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18일 연수구 송도동 인천도시역사관에서 열린 기획특별전 ‘오래된 가게, 인천 노포(老鋪)’에서는 50년 전 인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주안신시가지 개발과 주안공단 조성, 경인고속도로 개통 등으로 인구는 1960년 40만 명에서 10년 새 64만 명으로 늘었다. 같은 시기 상점은 4천 곳에서 8천 곳으로 급증했다.

이번 전시회를 위해 2년에 걸쳐 지역의 오래된 가게를 조사한 인천도시역사관은 1969년 이전에 창업해 업종을 변경하지 않고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는 곳, 그 중에서도 대를 이어 가게를 운영하거나 종업원이 가게를 인수해 창업주의 운영철학이 지켜지고 있는 노포 총 69곳을 추려 냈다.

그곳은 ▶경인면옥 ▶평양옥 ▶대전집 등 인천을 대표하는 오래된 음식점과 ▶의흥덕양화점 ▶도성양복점 ▶신라라사 등 의류·제화점, ▶양지사 ▶남창문구 등 문구점과 ▶문학이용원 ▶성신카메라 ▶성광방앗간 ▶이홍복자전거 등이다. 이렇듯 도시를 채운 상점 속에서는 당시 산업도시 인천과 인천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김진성(82)도성양복점 대표는 "이런 일이 있을 줄 알았으면 그 많던 옛 물건들을 버리지 않았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전시를 위해 양복 천과 상반신 마네킹 등을 빌려 준 그는 "50년째 양복 만드는 일을 하고 있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하고 싶다"는 작은 바람을 전했다.

이종복(55)성광방앗간 사장은 "1988년 아버지 가게였던 방앗간을 물려받아 2대째 운영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떡을 사 가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가 직접 만든 가게 간판과 저울 등을 전시에 내놓았다.

이 밖에 인천도시역사관에는 오래된 제화도구, 카메라와 필름, 바리캉과 면도칼, 주판과 각종 문구류 등이 전시돼 있다.

배성수 인천도시역사관장은 "오랜 기간 이어온 가게는 물건을 사기도 하지만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곳들"이라며 "이번 전시로 인천 역사를 돌아보는 동시에 오래된 가게를 힘겹게 이어오고 있는 그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내년 2월 28일까지 계속된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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