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이학재(인천서구갑)의원의 정보위원장 자리를 두고 19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3당이 정보위원장 사퇴를 압박했다.

이 의원은 전날 탈당 기자회견에서 정보위원장 자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적을 옮기면서 자리를 내놓지 않겠다고 고집하는데 이 의원은 정보위원장을 사퇴하는 게 맞다"며 "이 의원은 최소한의 정치적 도의와 품격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여야 원구성 협상 과정에서 합의한 내용은 바른미래당이 정보위원장을 맡기로 한 것"이라며 "여야 합의 정신에 따라 바른미래당이 다시 맡는 것이 상식이고 순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을 향해서도 여야 합의 정신을 촉구했다.

그는 "한국당도 여야 합의 정신을 파기할 생각이 아니라면 이 의원이 스스로 물러날 수 있도록 분명한 입장을 취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이 의원의 정보위원장 사퇴를 강력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정보위원장까지 포함해서 상임위 8개를 차지한다면 벼룩의 간을 빼먹는 것"이라며 한국당을 압박했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표는 "당내에서 정보위원장 경선을 할 당시 이혜훈 의원과 이학재 의원 중 누가 이기더라도 1년씩 교대로 하기로 했었다"며 "한국당으로 직을 가져가서 2년 임기를 그대로 하겠다고 하는 것은 정치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개했다.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이 의원의 정보위원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상임위원장 배분은 교섭단체 간 합의에 의해 배분하는 것이므로 합의 당시 당적을 기준으로 유지되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야 합의로 상임위원장직을 한국당 7개, 바른미래당 2개, 평화와 정의의모임 1개로 합의했는데 이것을 깨는 것은 합의정신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여야 3당 압박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 의원을 만나 정보위원장 사퇴 문제를 논의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에게 정보위원장 자리 문제를 명확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앞으로 한국당과의 공조를 심각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박태영 기자 pt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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