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크리스마스실 모금 운동이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결핵 퇴치사업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매년 크리스마스 전후에 발행되는 우표 형태의 증표로 대한결핵협회가 결핵 환자의 치료·자활 등을 돕기 위해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 크리스마스실 모금이 매년 감소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인터넷과 SNS 발달로 우편물을 주고받는 문화가 사라지면서 크리스마스카드와 연하장 등에 붙이던 실을 사용할 곳이 줄어든 탓이다.

실을 발행하는 의미는 온 국민이 모금운동에 적극 참여해 결핵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웃을 돕고 나아가 질병 없는 사회를 만드는 데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결핵 관리에 있어서 단연 ‘후진국’으로 꼽힌다. 결핵 발생률이 인구 10만 명당 77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연간 2만8천여 명의 결핵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2천100여 명이 결핵으로 숨진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결핵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학교를 통한 모금운동도 활력이 떨어지고 있어 크리스마스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도 잘 모른다.

크리스마스실을 통해 결핵의 위험성을 환기시키고 기부의 소중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으며, 결핵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없는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다. 1904년 덴마크 코펜하겐의 한 작은 마을의 우체국장이던 홀벨이 착안해서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크리스마스실. 당시 세계는 결핵이 만연해 어린이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 연말이면 산더미처럼 쌓이는 성탄절 우편물에 아주 작은 정성 하나씩만 첨부할 수 있다면 결핵에 걸려 숨져가는 수많은 어린 생명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소박한 생각이 큰 성공을 거두며 전 세계로 확산됐고 오늘날 결핵퇴치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올해 크리스마스실은 주제를 DMZ에 살고 있는 ‘멸종위기 동물이야기’로 선정하고 귀여운 그림체로 표현했다. 새롭게 선보인 실이 아이들에게 나눔의 의미와 작은 소망의 징표로 사랑받았으면 한다. 아울러 DMZ 속 멸종위기 동물들을 국민 모두가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취약계층 결핵 발견 및 지원 등 결핵 퇴치 사업에 사용되는 소중한 재원인 크리스마스실 모금 운동 활성화에 범국민적 동참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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