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국제도시 워터프런트 사업을 앞당기기 위해 수로 폭을 줄이고, 유수지를 매립하는 등의 계획에 대해 전문가들의 쓴 소리<본보 11월 19일자 7면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상당량의 펄(개흙)이 송도 6·8공구 중앙호수에 퇴적돼 워터프런트 1단계 공사가 시작되기 전에 전문가 집단의 검토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20일 우승범 인하대학교 해양과학과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오랜 기간 전문가들이 수많은 데이터와 모의실험을 통해 설계한 워터프런트 기본설계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임의적으로 변경하는데 대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우 교수는 해외 출장에서 귀국하는 대로 인천시를 상대로 워터프런트 관련 사항을 설명하는 등 이 문제를 공론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우 교수는 2013년 2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진행된 워터프런트 기본계획 수립용역에서 6·8공구 호수 쪽을 포함한 1단계 구간을 총괄하다시피 한 해양조사 전문가다. 그는 특히 서해 연안의 해수순환과 퇴적·침식현상, 수질, 해양생태계 분포 등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교수는 "좁은 통수단면으로 바닷물이 유입되는 6·8공구 호수는 태생적으로 펄의 퇴적이 발생할 수 밖에 없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당시 기본설계에서 확보한 전체 수(水) 면적(6.4㎢)이나 최소 수로 폭(60m), 최대 수심(5.5m) 등을 변경하면 펄 퇴적이 심각해 질 것"이라고 했다.

인천경제청은 현재 1-1단계 구간의 최소 수로 폭을 40m로, 최대 수심은 3m로 변경했다. 우 교수는 "수로 폭과 수심은 원안을 유지해야 되고, 이를 변경하려면 당시 용역에 참여했던 전문가를 다시 소집해 자문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우 교수는 "인천경제청은 비용편익(B/C) 값을 확보한다는 이유로 수로 폭을 임의적으로 축소하고, 추가 매립계획을 세우는 등 워터프런트 사업이 곪아터지게 생겼다"며 "인천경제청은 과거 설계 작업에 참여했던 관련 교수 등을 불러 회의 한 번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6·8공구 퇴적현상에 대한 새로운 데이터 확보가 가장 시급하고 ▶이를 분석하고 논의할 상설 전문가 자문집단의 정례적 회의가 열려야 한다고 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변경된 수로 폭과 수심으로도 수순환에 문제가 없다는 과학적 분석 결과를 얻었으며, 펄 퇴적은 극소량에 불과하다"고 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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